미세플라스틱, 치매·뇌졸중 연관 가능성 충격
“냉동 지퍼백 바로 뜯지 마세요”
미세 플라스틱이 이제 인간의 뇌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사용하는 생수병과 배달 용기, 냉동 지퍼백 같은 일상 속 플라스틱이 결국 우리 몸속에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 공동 연구에서는 뇌 속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간·콩팥보다 훨씬 높게 검출됐고, 치매·뇌졸중과의 연관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국제 학술지 ‘브레인 헬스’ 창간호에 실린 국제 공동 연구 결과는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캐나다 오타와대와 지노믹 프레스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인간 뇌 속 미세 플라스틱 축적과 심혈관·신경계 질환의 연관성을 종합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대 연구팀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사망자 조직을 분석한 결과, 뇌 속 미세·나노 플라스틱 농도는 간과 콩팥보다 최대 30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불과 8년 사이 축적량은 약 50% 증가했으며, 특히 치매 진단을 받은 기증자들에게서 가장 높은 농도가 검출됐다.
주된 성분은 비닐봉지와 식품 포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에틸렌이었다. 연구팀은 대부분이 나노미터 수준의 작은 파편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동물실험에서는 폴리스티렌 나노 입자가 단 2시간 만에 혈뇌장벽을 통과한 사례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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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뇌만이 아니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혈관과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캄파니아 루이지 반비텔리대 연구팀은 목동맥 내막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혈관 찌꺼기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입자가 발견된 환자군은 약 34개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심근경색·뇌졸중·사망 위험이 약 4배 높았다는 결과도 함께 나왔다.
전문가들은 특히 초가공식품을 주요 노출 경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즉석식품 포장재, 플라스틱 용기, 식품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모 입자 등이 음식과 함께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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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 습관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강상욱 교수는 유튜브 방송에서 냉동 지퍼백 사용 방식에 따라 미세 플라스틱 노출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동 상태의 지퍼백을 바로 뜯으면 얼음 결정과 포장재가 강하게 달라붙어 마찰이 커지고, 이 과정에서 미세 입자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냉동 지퍼백을 꺼낸 뒤 찬물에 잠시 담가 자연스럽게 분리한 후 사용하는 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랩 사용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울 때 랩이 음식에 직접 닿은 상태로 가열하면 표면 접촉이 증가하면서 미세 입자가 옮겨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생수 페트병 역시 직사광선이나 고온 환경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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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에서 지나친 공포감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아직 미세 플라스틱이 특정 질환의 직접 원인이라는 점이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미세 플라스틱이 특정 질환의 직접 원인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혈액과 폐, 태반, 뇌 조직 등에서 실제 검출 사례가 이어지면서 경각심은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이미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신형 세탁기에 미세섬유 저감 필터 장착을 의무화했다. 합성섬유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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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사용했던 플라스틱 한 조각이 결국 인간의 뇌와 혈관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미세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생존 방식 자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