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장에만 공개된 i20 N 섀도 에디션, 국내 팬들은 아쉬움
전용 휠과 알칸타라 인테리어로 소장 가치 극대화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의 순수 내연기관 시대에 마침표를 찍는 듯한 모델을 선보였다. 순수한 운전의 재미를 상징했던 수동변속기를 품은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호주 시장 전용으로 출시된 ‘i20 N 섀도 에디션’이다. 단 100대 한정판으로 생산돼 희소성을 극대화했다. 차세대 i20이 SUV 스타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현행 내연기관 수동 해치백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과연 이 차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100대 한정판,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한정판 모델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특별함’에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외관이다. 18인치 무광 브론즈 컬러 휠이 적용돼 기존 모델보다 한층 강렬하고 공격적인 인상을 준다. 여기에 블랙 휠너트와 도어 하단에 부착된 블랙 데칼이 차별점을 더한다.
차체 색상은 아틀라스 화이트와 팬텀 블랙 단 두 가지로만 운영된다. 선택의 폭은 줄었지만, 오히려 한정판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단순한 색상 변경을 넘어 소유자에게 자부심을 안겨주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이 엿보인다.
실내 역시 일반 모델과 선을 긋는다. 대시보드에는 1번부터 100번까지 생산 순서를 나타내는 브론즈 컬러 번호판이 부착된다. 이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하나의 소장품임을 증명하는 표식이다.
또한, 운전자가 가장 많이 손대는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는 고급 스포츠카에 주로 쓰이는 알칸타라 소재로 마감했다. 스티어링 휠 상단에는 N 브랜드를 상징하는 퍼포먼스 블루 컬러 마커를 더해 고성능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바닥 매트조차 평범하지 않다. i20 N에 장착되는 피렐리 P 제로 타이어의 트레드 패턴을 그대로 본뜬 전용 고무 매트가 탑재됐다. 운전의 즐거움을 시각과 촉각으로 모두 느끼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다.
사라지는 수동변속기, 마지막 불꽃을 태우다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 파워트레인은 기존 i20 N과 동일한 구성을 유지한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01마력, 최대토크 28.0kg·m(275Nm)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핵심은 변속기다. 자동화와 전동화의 물결 속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는 6단 수동변속기가 그대로 적용됐다. 기계식 차동제한장치(LSD)가 포함된 전륜구동 시스템과 맞물려 운전자가 직접 차를 제어하는 ‘손맛’을 극대화했다. 만약 당신이 마지막 내연기관 수동 N을 소유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 이 모델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가격은 일반 모델보다 높게 책정됐다. 호주 시장 기준 섀도 에디션의 가격은 아틀라스 화이트 모델이 4만 1500호주달러(약 3800만원), 팬텀 블랙 모델이 4만 2095호주달러(약 3850만원)부터 시작한다. 특별한 사양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이미 차세대 i20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모델은 기존 해치백 스타일에서 벗어나 SUV 성격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i20 N 섀도 에디션이 현대차의 순수 내연기관 수동 ‘핫해치’ 시대를 상징하는 마지막 모델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