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퀴즈 / 출처 : tvN
세상에 이런 일이! 막장 드라마보다 더 충격적인 현실이 가정법원 문턱을 넘었다. 갓난아기를 서로 떠넘기려 목욕탕에, 심지어 법원에까지 유기하려 했던 부모의 이야기가 ‘유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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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시작된 만남, 벼랑 끝으로 몰린 아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정현숙 이혼 전문 판사는 모두를 경악하게 한 양육권 소송 사건의 전말을 털어놨다. 게임 채팅 앱에서 만나 급하게 결혼한 부부는 잦은 싸움으로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결국 엄마는 생후 7개월 된 아기를 시어머니가 다니는 목욕탕에 버려두고 친정으로 가버리는 상상 초월의 행동을 저질렀다. 목욕탕에서 울고 있는 손자를 발견한 시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며느리의 친정을 찾아가 다시 아이를 떠넘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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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키워!” 친정 부모와 아내, 남편, 시부모까지 한자리에 모여 서로 아이를 떠넘기려 했던 기막힌 상황. 결국 법원의 양육 환경 조사 명령이 내려졌고, 조사관이 기일을 잡았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시어머니가 아기를 데리고 와 법원에 버려두고 돌아가 버린 것이다. 남편은 이 사실을 알고도 나타나지 않았고, 아내만이 법원에 나왔다.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정현숙 판사는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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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든 판사의 ‘마지막 기회’
정현숙 판사는 당시 “피해 아동 보호 명령을 내려 두 부모의 친권을 상실시키고 보호 시설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 조정 기일을 잡고 “이 사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에서 한 번 더 부모로서의 가능성이 있는지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엄하게 경고했다. 놀랍게도 아내 측 변호사가 양육비만 잘 지급되면 아이를 키워보겠다는 의사를 밝혀 6개월 뒤 조정 기간이 잡혔다.
그리고 반전이 일어났다. 아빠는 양육비를 성실하게 지급했고, 엄마 역시 6개월 동안 아기에게 정이 들었던 것. 결국 이 사건은 아이는 엄마가 키우고, 아빠는 2주에 한 번씩 면접 교섭을 하는 것으로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비극으로 치달을 뻔했던 생후 7개월 아기의 삶은 판사의 현명한 결정과 부모의 작은 변화로 기적처럼 제자리를 찾았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