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 갱생 돕겠다던 정부 포스터, 한 출연자 과거 고백에 여론은 싸늘했다

넷플릭스 연애 예능과 손잡은 일본 법무성, 응원 포스터 배포했다가 거센 역풍 맞은 사연

일본 법무성이 넷플릭스 연애 예능 ‘불량연애 시즌2’와 협업해 내놓은 홍보 포스터. 엑스(X) 캡처
일본 법무성이 넷플릭스 연애 예능 ‘불량연애 시즌2’와 협업해 내놓은 홍보 포스터. 엑스(X) 캡처


일본 법무성이 넷플릭스 연애 프로그램과 손을 잡았다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범죄 이력이 있는 출연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는 ‘갱생’을 주제로 협업했지만,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논란이 번졌다.

해당 프로그램은 ‘불량연애’ 시즌2. 법무성은 이 프로그램과 함께 ‘갱생보호’를 알리는 포스터 약 2000부를 제작해 전국 보호관찰소 등에 배포했다. 선한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정부가 문제의 방송과 손잡은 진짜 이유



애초에 법무성이 협업을 결정한 배경에는 프로그램의 메시지가 있었다. 출연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갱생보호의 취지와 통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제작된 포스터에는 ‘다시 일어서는 건, 사랑이다’, ‘갱생 상등(更生上等·갱생, 까짓것 해보자)’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죄를 지은 사람을 사회가 함께 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던 것이다.

“사람에 불 붙였다” 한마디에 여론은 싸늘했다



하지만 포스터가 공개되자 온라인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범죄를 미화한다”, “피해자 입장은 생각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법무성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결정타는 한 남성 출연자의 과거 고백이었다. 지난 11일 공개된 방송에서 그가 “과거 사람에게 불을 붙인 적이 있다”고 말한 장면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방송에 나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결국 법무성은 지난 21일 협업 중단을 발표했다. 법무성 측은 “범죄나 비행을 긍정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초기 협업 의도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포스터 게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법무성은 “이번 일을 계기로 범죄 피해자의 심정을 충분히 배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결정이 출연자나 죄를 지은 사람들의 갱생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