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혜인 SNS
사진=김혜인 SNS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의 빌런, 명은원 역으로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만든 배우 김혜인이 화제다.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리즈에 이어 스핀오프 ‘언슬전’에서도 활약하며 세 번째로 같은 캐릭터를 연기 중인 그는, 순한 얼굴 뒤 숨겨진 얄미운 속내를 완벽히 표현하며 호평과 동시에 분노를 샀다.

명은원은 산부인과 펠로우 2년차로 등장해 후배 오이영(고윤정 분)을 괴롭히고, 동료 구도원(정준원 분)과 함께 쓴 논문을 빼앗는 등 ‘현실에 꼭 있을 법한 불편한 인물’로 시청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김혜인은 “대사 하나하나를 일부러 더 뻔뻔하고 당당하게, 얄밉게 연기하려고 했다”며 연기 포인트를 밝혔다. 특히 그는 명은원이 가진 ‘삼중 인격’—후배들 앞에서는 권위적이고, 교수들 앞에서는 아부하며, 환자들 앞에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사진=김혜인 SNS
사진=김혜인 SNS
‘슬의생’에서 명은원은 얌체 같지만 선을 넘지 않는 여우였다면, ‘언슬전’에서는 한층 노골적인 빌런으로 진화했다. 김혜인은 이를 두고 “욕을 더 많이 먹어보자”는 각오로 연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명은원이 명은원했다”는 반응부터 “보기 싫을 정도”라는 댓글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지만 그는 “그만큼 캐릭터에 몰입해주셨다는 뜻이라 오히려 감사하다”고 웃어 보였다.

또한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촬영 현장은 이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쳤다고 한다. 특히 초반부터 갈등을 벌인 고윤정과의 호흡에 대해선 “쿨하게 받아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사진=tvN
사진=tvN


한편 김혜인은 국악고와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우연히 참가한 대회를 계기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2015년 영화 ‘사도’로 데뷔 후 꾸준히 활동해온 그는 “하나의 캐릭터를 세 번 연기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흔치 않은 기회”라며 ‘명은원’이라는 인물이 남다르게 소중하다고 밝혔다.  2022년 송승호 씨와 결혼했다.

방영이 의료계 파업으로 1년 가까이 지연됐던 ‘언슬전’은 이제 막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김혜인은 “명은원이 나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해간다”며 남은 방송도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명은원이 조금 더 입체적인 서사로 돌아올 수 있다면, 시즌3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