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겪은 끔찍한 교통사고, 뇌출혈까지 겪으며 6개월간 병상에 누워있어야 했던 배우 안재현.
그가 모델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1년 만에 아시아 모델 1위가 되기까지의 놀라운 뒷이야기.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배우 안재현의 시작은 화려한 런웨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모델 데뷔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한 그는 끔찍했던 교통사고와 그로 인한 자기 객관화의 시간, 그리고 운명처럼 찾아온 전환점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많은 이들이 몰랐던 그의 데뷔 비하인드 스토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가 톱모델로 거듭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6개월의 병상 생활, 인생을 바꾸다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이야기는 20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 가까이 병상에 누워 지내야만 했다. 눈을 떴을 땐 치골과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고, 뇌출혈 진단까지 받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움직일 수조차 없는 병실 천장을 바라보며 그는 강제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 시간을 ‘자기 객관화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깊어졌던 시기다. 이 6개월은 단순한 회복기를 넘어 그의 인생 항로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서점에서 마주한 운명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 그곳에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매대 가장 앞에 놓여있던 한 권의 잡지였다. 잡지 속 화려한 모델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아주 단순하고 현실적인 생각을 떠올렸다.
“얼굴이 보이는 직업이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 여기에 큰 키라는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더해 ‘모델’이라는 직업에 도전해봐도 괜찮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마주한 잡지 한 권이 그의 운명을 결정지은 순간이었다.
탈락의 쓴맛 그리고 극적인 반전
결심은 곧바로 실행으로 이어졌다. 안재현은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해 3개월 과정을 수료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소속 모델 전환 심사에서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셔야 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한 모델 선배의 “스스로 프로필을 만들어 돌려보라”는 조언이 돌파구가 됐다. 그는 직접 프로필을 만들어 여러 곳의 문을 두드렸고, 그의 노력은 마침내 빛을 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카데미에서 떨어진 바로 다음 해, 그는 아시아모델협회 주관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09년 정식으로 모델로 데뷔한 그는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동생 ‘천윤재’ 역을 맡으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신인 시절 광고 촬영장에서 모델 이수혁 옆에 얼굴이 반만 나왔던 일화를 웃으며 이야기할 만큼, 그는 긍정적인 태도로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블러드’, ‘뷰티 인사이드’, ‘진짜가 나타났다!’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이제는 배우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진 안재현. 끔찍한 사고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든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