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향한 질주, 그 끝에 남은 것은? 가수를 꿈꾸는 이들의 무대 뒤 이야기.
‘스타’의 꿈과 현실. ‘비긴 어게인’부터 ‘스타 이즈 본’까지, 음악 영화 4편이 그리는 성공의 명암.
누구나 한 번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를 꿈꾼다. 하지만 빛나는 무대 뒤에는 그 무게를 감당하기 위한 고뇌와 성장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넷플릭스는 이처럼 ‘스타가 되는 과정’의 다양한 얼굴을 그린 영화들로 가득하다.주말, 가슴 뛰는 음악과 함께 성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넷플릭스 속 음악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무명 가수의 발견, 그리고 ‘스타 탄생’의 그림자
스타 이즈 본, 레이디 가가 / 넷플릭스
영화 ‘스타 이즈 본’(2018)은 ‘스타 탄생’ 서사의 정석을 보여준다. 쇠락해가는 록스타 잭슨(브래들리 쿠퍼)이 우연히 무명 가수 앨리(레이디 가가)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를 무대로 이끄는 과정은 강렬하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부른 ‘Shallow’가 폭발하는 순간은 영화사의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화는 앨리가 스타로 발돋움하는 과정과 동시에 잭슨이 무대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성공이 기존의 관계와 정체성을 어떻게 뒤바꾸는지, 그리고 그 ‘스타덤’이라는 이름이 요구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임에도 실제 뮤지션들의 조언을 구해 완성한 무대의 현장감은 압도적이다.
“만약 비틀즈가 없었다면?”… 진정성 vs 성공의 아이러니
영화 예스터데이 / 넷플릭스
‘예스터데이’(2019)는 독특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전 세계가 정전된 어느 날, 유일하게 비틀즈를 기억하게 된 무명 가수 잭(히메시 파텔)이 그들의 노래로 일약 스타가 된다는 설정이다. “노래만 좋으면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유쾌하게 던진다.
이 영화는 명성의 아이러니를 꼬집는다. 잭은 타인의 노래로 얻은 성공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대니 보일 감독과 리처드 커티스 각본가의 만남은 이 무거운 주제를 특유의 따뜻한 감성과 유머로 풀어낸다. 결국 영화는 벼락같은 스타덤의 속도전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창작의 진정성과 곁에 있는 사람들의 가치임을 이야기한다.
시스템 밖에서 찾은 진짜 ‘목소리’
영화 비긴 어게인 / 넷플릭스
이 영화의 핵심은 ‘시스템 밖에서의 재기’다. 레코드사의 상업적 논리나 정형화된 성공 대신, 버스킹 레코딩이라는 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진정성을 회복해나간다. 상업적 유혹과 예술가적 고집 사이의 줄다리기 속에서, 이들은 ‘다시 시작(Begin Again)’할 용기를 얻는다. 화려한 무대는 없지만, 도시의 소음마저 음악이 되는 과정은 그 어떤 성공기보다 큰 울림을 준다.
아이슬란드 루저의 유쾌한 ‘무대 정복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파이어 사가의 이야기(2020) / 넷플릭스
이 영화는 “동네 가수”가 세계적인 무대에 서는 꿈같은 여정을 코미디 톤으로 그린다. 다소 유치해 보일지라도, 무대 공포증과 자격지심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팀의 케미가 따뜻하게 담겼다. 다수의 오리지널 OST와 실제 유로비전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무대 연출은 또 다른 볼거리다. 최근 브로드웨이 뮤지컬화 소식까지 전해지며 ‘꿈을 향한 여정’이라는 테마의 힘을 입증했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