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와 비듬을 동시에 잡는 천연 비법, 전문가가 밝힌 과학적 원리와 사용법
최근 건강 및 뷰티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헤어 관리 비법이 있다. 바로 주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한 채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 방법이 탈모 예방과 발모 촉진에 혁신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적양파즙 효과 / Dr. Berg 인스타그램
특히, 기능 의학 전문가인 에릭 버그(Eric Berg) 박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주일에 두 번, 이것을 두피에 사용하면 놀라운 발모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목한 비밀의 재료는 바로 ‘적양파즙’이다.
그에 따르면 양파 속에 풍부하게 함유된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강력한 화합물이야말로 모발 성장의 비밀을 푸는 열쇠다. 이 박사는 “이 즙을 바른 후에는 샴푸로 두 번 헹궈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며, 이 간단한 습관이 두피 환경을 개선하고 모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낭을 깨우는 강력한 힘: 퀘르세틴의 과학
효능의 핵심에는 ‘퀘르세틴’이라는 강력한 플라보노이드가 자리 잡고 있다. 퀘르세틴은 항산화, 항염, 항균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전문가는 “양파는 현존하는 채소 중 퀘르세틴 함량이 가장 높은 식재료 중 하나”라고 단언한다. 이는 이 채소의 즙이 단순한 민간요법을 넘어 과학적 근거를 가진 두피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두피 건강은 모발 성장과 직결된다. 비듬, 효모균 과다 증식, 각종 염증 등은 모발의 성장을 늦추고 심각한 경우 탈모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다. 이 박사는 “퀘르세틴의 강력한 항균 작용은 두피의 효모, 곰팡이, 세균 등의 과도한 증식을 억제한다”며 “이는 비듬과 같은 두피 문제를 개선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2년 ‘피부과 저널(Journal of Dermatology)’에 발표된 소규모 연구는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원형 탈모증(alopecia areata)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두 번 양파에서 추출한 즙을 두피에 바르게 한 결과, 단 2주 만에 모발 재성장이 시작되는 것을 관찰했다. 6주 후에는 참가자의 약 87%에서 의미 있는 발모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남성에게서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퀘르세틴이 인체의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전문가는 “퀘르세틴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T세포와 관련된 자가면역 공격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염증성 탈모나 원형 탈모와 같이 면역 체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모낭이 공격받는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즉, 퀘르세틴은 두피의 미생물 환경을 정상화할 뿐만 아니라, 모낭을 공격하는 내부의 염증까지 잠재우는 이중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양파의 또 다른 핵심 성분은 ‘유황(Sulfur)’이다. 유황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미네랄 중 하나로, 특히 모발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모발의 주성분인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은 바로 이 유황을 기반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유황이 탈모 자체를 직접적으로 막는 것은 아니지만, 케라틴 합성에 필수적인 원료를 제공한다”고 명확히 했다. 두피에 유황이 풍부한 화합물을 공급하는 것은 모낭에 강력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연료’를 공급하는 것과 같다. 이는 마치 척박한 땅에 비료를 주어 건강한 식물이 자라나게 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양파는 모낭을 위한 비료와 같다”는 전문가의 비유는 이러한 유황의 역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황은 또한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여 두피의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원활한 혈액 순환은 모낭에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하여 건강한 모발이 자라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준비: 유기농 적양파 1개를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썬다. 믹서기나 강판을 이용해 곱게 간 후, 면포나 미세한 거름망에 넣어 즙만 짜낸다.
도포: 샴푸 전 마른 두피에 화장 솜이나 손가락을 이용해 즙을 골고루 바른다. 특히 탈모가 고민되는 부위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흡수시킨다.
방치: 즙이 두피에 충분히 작용하도록 최소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그대로 둔다. 이때 샤워캡을 쓰면 즙이 흐르는 것을 막고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세정: 시간이 지난 후 미온수로 두피와 모발을 충분히 헹궈낸다. 그 다음, 샴푸를 이용해 두 번에 걸쳐 꼼꼼하게 씻어낸다. 두 번 샴푸하는 과정은 특유의 강한 냄새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냄새가 걱정된다면, 마지막 헹굼 물에 레몬즙이나 로즈워터를 몇 방울 섞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법을 “극적인 모발 성장”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꾸준히 실천할 것을 강조한다.
주의사항 및 결론
이 방법은 천연 재료를 사용하기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양파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사용을 피해야 한다. 또한, 피부가 민감한 경우 두피에 자극이나 붉어짐,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팔 안쪽이나 귀 뒤쪽에 소량을 발라 패치 테스트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결론적으로, 적양파에서 얻은 즙은 퀘르세틴의 항염·항균 작용과 유황의 케라틴 구성 성분 공급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기전을 통해 두피 환경을 개선하고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잠재력을 지닌다. 비록 그 냄새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꾸준히 사용한다면 화학 성분에 대한 걱정 없이 더 굵고, 풍성하며, 건강한 머릿결을 되찾는 자연스러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탈모나 두피 염증, 가늘어지는 모발로 고민하고 있다면, 주방 한편에 자리한 이 붉은 채소를 다시 한번 주목해볼 가치가 충분하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