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수학여행 중 벌어진 믿기 힘든 언행, 결국 일파만파 커졌다
학생들 앞에서 보인 인종차별적 태도와 여성 비하 발언에 교육 당국도 나섰다
싱가포르 수학여행 중 현지 경비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어 논란이 된 홍콩 중학교 교장이 이번에는 성차별성 발언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SCMP 캡처
5월의 싱그러운 날씨 속,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해야 할 해외 수학여행이 한순간에 얼룩졌다. 홍콩의 한 중학교 교장이 학생들 앞에서 보인 충격적인 언행 때문이다. 그는 즐거운 추억 대신 인종차별과 여성비하라는 그릇된 가치관을 남겼다. 교육자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이 사건의 전말은 과연 무엇일까.
사건은 홍콩 산우이 상업협회 중학교 교장 리척힝이 학생들을 인솔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발생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영상 속에서 그는 관광버스 주차 문제로 현지 남아시아계 여성 경비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학생 수십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닥쳐(shut up)”, “저리 가(go away)” 등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모자라 광둥어로 심한 욕설까지 내뱉었다.
상대에 따라 180도 돌변한 태도, 인종차별 논란의 시작
홍콩의 한 학교 교장이 싱가포르 학생 견학 중 경비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모습이 포착됐다. SCMP 캡처
격앙된 분위기는 한 중국계 행인이 등장하며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는 리 교장에게 중국어로 “이곳에 주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그러자 리 교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예의 바르고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180도 다른 태도를 보였다. 상대의 인종에 따라 노골적으로 태도를 바꾸는 모습은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인종차별 논란에 불을 지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의 잘못된 신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영상이 공개되며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번에는 자신의 제자인 여학생들을 향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떨어진 돈 주워준 여학생에게 돌아온 황당한 발언
영상 속에서 리 교장은 여학생들과 대화하던 중 의도적으로 지폐 한 장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한 여학생이 이를 발견하고 돈을 주워 건네자, 그는 칭찬 대신 황당한 말을 내뱉었다. “이것 봐. 여자들은 이렇게 욕심이 많다”는 성차별적 발언이었다. 선의를 보인 학생에게 돌아온 것은 모욕적인 편견이었다.해당 영상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인가”, “교육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강하게 분노했다. 만약 내 아이의 수학여행에서 교장에게 이런 일을 겪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하면 아찔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결국 학교 운영위원회는 긴급 회의를 소집해 리 교장을 즉시 직무에서 정지시켰다. 학교 측은 성명을 통해 “교장의 언행은 사회와 교육계가 기대하는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경찰 역시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며, 홍콩 교육당국도 학교 측에 사건 경위 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