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지는 피부 껍질과 물집, 흉터 없이 관리하고 재발 막는 법

피부 운명을 바꾸는 24시간, ‘쿨링’과 ‘수분 공급’이 핵심

여름휴가 화상 대처법, 그을린 여성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뜨거운 태양 아래 해변이나 계곡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도 잠시, 예기치 않은 ‘햇볕 화상’이라는 불청객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피부가 붉어지고 마는 가벼운 증상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햇볕 화상은 피부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암 위험까지 높이는 명백한 피부 질환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만약 햇볕에 탔다면 즉각적인 초기 대응, 즉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최선의 치료는 ‘예방’…자외선 차단제, 아낌없이 덧발라야

피부암 재단(Skin Cancer Foundatio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일 9,500명 이상이 피부암 진단을 받으며, 일생 동안 다섯 번 이상 햇볕에 타는 것만으로도 악성 흑색종 발병 위험이 두 배로 증가한다.

이는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외선 차단제를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 피부과 전문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필요량보다 훨씬 적은 양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고 지적하며, “얼굴뿐만 아니라 몸에도 동전 크기만큼 넉넉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바르고 최소 두 시간마다 덧발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땀을 흘리거나 물놀이를 한 후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지워지기 쉬우므로 즉시 덧바르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놓치기 쉬운 두피나 입술, 귀 뒤쪽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두피 전용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나 입술 보호 기능이 포함된 제품도 출시되어 있어 활용해볼 만하다.
여름휴가 화상, 자외선 차단제 필수, 썬크림 바르는 여성


◆ 햇볕에 탔다면 즉시 그늘로…화상은 시간이 지나며 악화된다

아무리 꼼꼼히 신경 써도 햇볕에 타는 일은 발생할 수 있다.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피부는 손상을 입고 있다는 신호다.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즉시 햇볕을 피하는 것이다. 한 피부과 전문가는 “피부가 붉어지는 등 햇볕 화상 증상이 보이면 즉시 그늘이나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며, “햇볕 화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처음에는 괜찮아 보여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는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수 시간 후에 본격적인 염증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때로는 당일에는 괜찮다가 다음 날 아침 샤워를 하면서 따가움을 느끼고 나서야 화상을 인지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느린 반응 때문에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기 쉽다. 따라서 야외 활동을 오래 한 날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피부 상태를 유심히 살피는 것이 좋다.
여름휴가 화상에 수분 공급, 알로에 바르는 여성

◆ ‘쿨링’과 ‘수분 공급’이 핵심…냉장 알로에와 보습제의 힘

햇볕 화상을 입은 피부를 다루는 핵심 원칙은 붉은 기와 통증, 가려움증을 조절하고 부족해진 수분을 채워주는 것이다.

우선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해 피부의 열기를 식혀주는 것이 좋다. 단, 너무 차가운 물이나 강한 수압은 오히려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헹구는 정도가 적당하다.

샤워 후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또 다른 피부과 전문가는 “햇볕 화상을 입으면 피부의 방어벽이 손상되면서 피부를 통해 엄청난 양의 수분이 증발한다”며 “이로 인해 쉽게 탈수 증상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셔 몸 안팎으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부 진정에는 ‘알로에’가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알로에는 예로부터 화상 치료에 사용될 만큼 항염 및 진정 효과가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알로에 젤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차갑게 사용하면 즉각적인 쿨링 효과와 함께 통증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때 향료나 알코올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 알로에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자극을 줄이는 방법이다.

통증과 염증이 심하다면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통증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일 뿐, 피부의 치유 과정을 촉진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스킨케어는 단순하게…절대 손대지 말아야 할 것들

여름휴가 화상 피해야할 것들


화상을 입은 피부는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이므로, 평소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도 잠시 멈춰야 한다. 특히 레티놀, 비타민 C, AHA, BHA와 같은 활성 성분이나 각질 제거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손상된 피부에 심한 자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향료가 강한 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대신, 무너진 피부 장벽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전문가는 “피부 진정에 도움이 되는 나이아신아마이드나 피부 장벽의 주요 구성 성분인 세라마이드가 함유된 순한 보습제를 수시로 넉넉하게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이러한 성분들은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빠른 회복을 돕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벗겨지는 피부나 물집을 절대로 손으로 뜯지 않는 것이다.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손상된 세포를 몸이 스스로 제거하는 자연스러운 치유 과정이다. 이를 억지로 뜯어내면 아직 재생되지 않은 연약한 속살이 드러나 2차 감염이나 색소 침착, 흉터의 위험이 커진다.

물집 역시 마찬가지다. 물집은 외부 세균으로부터 상처 부위를 보호하는 ‘자연 반창고’ 역할을 하므로, 터뜨리지 말고 저절로 아물도록 두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물집이 광범위하게 잡히거나 통증이 심하고, 오한이나 발열, 어지럼증과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시 피부과 전문의나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름휴가 화상,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의류
피부가 어느 정도 회복된 후 다시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의류(UPF)를 착용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평소보다 더 꼼꼼히 발라야 한다. 한번 손상된 피부는 더욱 예민해져 적은 양의 자외선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예방부터 사후 관리까지,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