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루틴’이 고혈압 관리에 도움 될 수 있다는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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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심근경색·뇌졸중·신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입니다. 약을 잘 먹는 것만큼이나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한데, 최근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구 규모는 작지만, “돈 한 푼 안 드는 저위험 습관”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그리고 실제 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1명의 고혈압 환자, ‘잠드는 시간’만 바꿨더니
-연구 대상: 고혈압을 가진 45~62세 성인 11명-공통점: 모두 비만(BMI 기준)에 해당, 다른 만성질환은 없음
-기존 습관: 평소 취침 시간 변동 폭이 평균 약 30분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2주 동안 매일 거의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지시했습니다. 낮잠은 금지했고, 매일 비슷한 수면 시간(수면량)도 유지하게 했습니다.
혈압은 48시간 연속 활동혈압계로 측정해, 낮·밤·24시간 평균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4시간 수축기 혈압(윗혈압) 평균 약 4mmHg 감소
-24시간 이완기 혈압(아랫혈압) 평균 약 3mmHg 감소
-특히 밤 시간 수축기 혈압과 전체 이완기 혈압이 더 많이 떨어지는 경향
-참가자의 절반 이상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혈압 감소 확인
연구진은 “취침 시간의 규칙성만으로도 혈압이 유의하게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상자 수가 적고 대조군이 없는 점을 한계로 밝혔습니다. 즉, “아이디어를 입증한 시작점” 정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왜 ‘취침 시간 일정함’이 혈압에 영향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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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밤에 혈압이 자연스럽게 떨어져야 정상수면 중에는 교감신경 활동이 줄고, 혈관이 이완되면서 혈압이 낮아집니다.
이 야간 혈압 하강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심혈관 사건(뇌졸중·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취침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생체 리듬이 흐트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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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밤에도 교감신경이 충분히 가라앉지 못하고, 혈압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취침 시각의 변동성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체시계를 안정시켜 야간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 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간에 자기만 하면 고혈압이 치료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보다 정확한 효과와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면, 더 큰 규모의 무작위 대조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만, 위험이 거의 없고 실천 비용이 낮은 생활습관이라는 점에서, 혈압 관리 전략의 한 축으로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 다시 한 번 정리
미국 CDC 자료에 따르면 성인 약 절반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고혈압은 다음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뇌졸중(뇌경색·뇌출혈)
-심부전, 심근경색
-심방세동 등 부정맥
-만성 신부전 및 투석 위험 증가
-망막 혈관 손상에 따른 시력 저하
-혈관성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
특히 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방치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생활습관·약물 치료를 통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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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습관 조절
-채소 하루 5번, 과일 4번 정도 섭취
-가공식품·패스트푸드 줄이기
-나트륨(소금) 줄이기 – 국물은 적게, 젓갈·장아찌 과다섭취 주의
-설탕·당류 과다 섭취 제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전체 열량 조절
2. 규칙적인 운동
-주 5일, 하루 30분 빠르게 걷기가 기본
-계단 이용, 한 정거장 미리 내려 걷기 등 일상 속 활동량 늘리기
-의사와 상의 후, 근력 운동 병행 시 혈압·대사 건강에 더 큰 도움
3. 금연·절주
-흡연은 혈관 건강의 ‘직격탄’ – 끊을수록 이득이 큽니다.
-알코올은 하루 1잔 이하도 고혈압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많으므로, 되도록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습니다.
4. 수면·스트레스 관리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낮 시간 햇빛 노출 늘리기 – 생체시계 리셋에 도움
-자기 4~6시간 전 카페인(커피, 에너지 음료, 진한 차) 피하기
-저녁 과음·야식은 수면의 질과 혈압 모두에 악영향
-잠들기 30분 전부터는 스마트폰·TV 화면 멀리하기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명상, 심호흡, 가벼운 스트레칭, 상담 등 활용
‘취침 시간’은 약은 아니지만, 분명한 “보너스 카드”
이번 연구가 말해주는 핵심은 단순합니다.“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는 규칙성이 혈압과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잠자는 시간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이 하나의 생활요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이미 고혈압 진단을 받으셨다면 의사가 처방한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약물치료와 함께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식단·운동·스트레스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모두 모였을 때, 향후 뇌졸중·심근경색과 같은 큰 사건을 예방하는 힘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