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5월인데 수박값 폭등
‘금수박’ 열풍에 카페업계도 비상
혈관 건강에 좋다는 뜻밖의 이유

마트 과일 코너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도 오지 않았는데 수박 한 통 가격이 3만원 안팎까지 치솟으면서다. 온라인에서는 벌써부터 ‘금수박’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지 않고 있다. 이른 폭염에 시원한 수박을 찾는 수요가 급증한 데다, 최근에는 수박이 단순한 여름 간식이 아니라 혈관 건강과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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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인데 벌써 금수박”…이른 폭염에 가격 급등

최근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박 수요가 예년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 기준 수박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넘게 오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시기에는 한 통 가격이 3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도매시장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출하철이 아닌데도 상인들의 낙찰 경쟁이 치열해진 분위기다. 특히 오렌지와 키위 등 수입 과일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수요가 수박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형마트와 카페 업계는 예년보다 빠르게 수박 시즌 마케팅에 돌입했다. 빽다방은 대표 여름 메뉴인 ‘우리수박주스’를 지난해보다 15일 앞당겨 출시했고, 스타벅스와 이디야커피, 투썸플레이스, 컴포즈커피 등도 잇따라 수박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카페 업계는 수박값 급등에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산지 계약 물량 확보에 나섰다. 함안, 고창, 양구 등 전국 주요 산지와 미리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수급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폭염이 빨라지면서 여름 음료 판매도 예년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수박 관련 시즌 메뉴 수요가 특히 높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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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달해서 살찔 줄 알았는데”…수박, 혈관 건강에도 도움

수박이 비싼데도 계속 팔리는 이유는 단순히 시원한 맛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해외 건강 전문가들과 연구 결과를 통해 수박의 영양 효능이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박은 전체의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더운 날씨에 갈증 해소와 수분 보충에 효과적이다. 특히 약 152g 기준 열량이 46㎉ 수준으로 낮아 다이어트 중에도 비교적 부담 없이 먹기 좋은 과일로 꼽힌다.

붉은 과육 속 라이코펜 성분도 주목받고 있다.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체내 염증을 줄이고 심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수박 속 아미노산 성분인 ‘L-시트룰린’은 혈액 흐름 개선과 혈압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 연구에서는 수박 주스를 꾸준히 섭취한 참가자들에게서 혈관 기능과 심박 안정에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수박을 먹은 그룹이 저지방 쿠키를 먹은 그룹보다 포만감을 더 오래 느끼고 체중 감소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수박은 단맛 때문에 당분만 많은 과일로 오해받지만, 적당량 섭취할 경우 여름철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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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랩 씌워 냉장고 넣었다간 위험”…남은 수박 보관법 주의

다만 수박은 보관 방식에 따라 오히려 식중독 위험을 키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먹고 남은 수박 단면에 랩을 밀착시켜 냉장 보관하는 행동은 세균 번식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실험에 따르면 절단면에 랩을 씌운 채 냉장 보관한 수박은 세균 수가 초기보다 300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박 껍질 표면에 있던 세균이 칼과 도마를 통해 과육으로 옮겨간 뒤 밀폐 환경에서 증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박을 자르기 전 껍질을 깨끗이 세척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 만약 랩 보관을 했다면 공기와 닿았던 단면을 1㎝ 이상 잘라내고 먹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손으로 들고 베어 먹는 습관도 세균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손에 묻은 세균이 그대로 입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포크를 사용해 먹는 방식이 보다 위생적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한편 업계에서는 다음 달부터 강원·충청 지역 출하가 본격화되면 수박 가격이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경우 ‘금수박’ 현상이 다시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