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끄고 바로 전원 차단했다면 이미 늦어

필터 그냥 물에 담그면 먼지가 진흙처럼 변해

에어컨 사용 후 30분 환기로 쾌적한 냄새 유지법을 실천하는 모습.
에어컨 사용 후 30분 환기로 쾌적한 냄새 유지법을 실천하는 모습.
에어컨 사용 후 30분 환기로 쾌적한 냄새 유지법을 실천하는 모습.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 에어컨 리모컨을 서랍에 넣고 커버부터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 무심한 행동이 다음 해 여름,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에어컨을 끄자마자 덮어버리면 내부에 남은 습기와 먼지가 뒤엉켜 곰팡이가 번식할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다. 단 30분의 간단한 관리가 내년 여름 에어컨의 쾌적함을 좌우하는 셈이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다음 해 첫 가동 시 퀴퀴한 냄새와 마주하게 된다. 보관 전 반드시 거쳐야 할 핵심 단계는 따로 있다.

냉방 끄고 바로 전원 차단하면 안 되는 이유

에어컨 냉방 기능은 실내 공기 중 수분을 응축시켜 배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냉방을 끈 직후 기기 내부에는 물기가 흥건하게 남아있다.
이 상태에서 전원을 차단하면 곰팡이 번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전원을 끄기 전 ‘송풍’ 모드로 30분에서 1시간가량 가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한 바람으로 내부 열교환기와 부품의 물기를 완전히 말려주는 과정이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전원을 끄면 자동으로 송풍 운전이 되는 ‘자동 건조’ 기능이 탑재되기도 했다.

에어컨 송풍 모드로 내부 건조하는 모습.
에어컨 송풍 모드로 내부 건조하는 모습.
에어컨 송풍 모드로 내부 건조하는 모습.

필터, 무작정 물에 담그면 더 곤란해진다

내부 건조만큼 중요한 것이 필터 세척이다. 이때 안전을 위해 반드시 전원 플러그를 뽑거나 차단기를 내려야 한다. 필터를 분리할 때 쌓인 먼지가 쏟아질 수 있으니 바닥에 신문지를 까는 것이 좋다.

분리한 필터를 곧장 물에 담그는 것은 금물이다. 먼지가 물과 엉켜 진흙처럼 변해 오히려 세척이 어려워진다. 진공청소기로 큰 먼지를 먼저 빨아들이거나 야외에서 털어낸 후,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부드러운 솔로 닦아야 한다.

세척 후에는 플라스틱 변형을 막기 위해 직사광선이나 뜨거운 바람을 피해 그늘에서 바짝 말리는 과정이 필수다. 수분이 조금이라도 남은 채로 장착하면 곰팡이가 다시 생기는 지름길이다.

필터를 빼내면 보이는 얇은 금속 판의 열교환기는 개인이 직접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다. 날카로워 다칠 위험이 있고, 시중 세정제를 잘못 뿌리면 내부 부품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든 건조와 세척을 마쳤다면 보관 커버를 씌운다. 겨울철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송풍 모드를 잠시 가동해주면 내부 공기 순환에 도움이 된다.

만약 필터를 깨끗이 청소한 후에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내부 깊숙한 곳에 곰팡이가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는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전문가의 분해 세척 서비스를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에어컨 필터를 분리해 미지근한 물과 솔로 세척하는 모습.
에어컨 필터를 분리해 미지근한 물과 솔로 세척하는 모습.
에어컨 필터를 분리해 미지근한 물과 솔로 세척하는 모습.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