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80원 돌파에 여행 포기?
달러·엔화 환전 비용 줄이는 방법

“환율 비싸서 해외 여행도 못 가겠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넘보는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면서, 해외여행·유학·직구는 물론 달러·엔화 보유를 고민하는 사람들까지 ‘어떻게 해야 덜 손해 보고 환전하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이 10원만 달라져도 체감 비용이 커지는 만큼, 관건은 ‘언제’보다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바꾸느냐에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환전 비용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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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기준율’만 믿으면 손해…우대율이 진짜 비용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은 은행 창구에서 보이는 숫자가 실제 매수·매도 환율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안내되는 ‘매매기준율’은 기준값에 가깝고, 개인이 외화를 살 때는 은행이 붙이는 스프레드(사실상의 수수료)가 더해진다. 이때 적용되는 ‘환율 우대’가 클수록 스프레드가 줄어들어 같은 원화로 더 많은 외화를 받을 수 있다. 결국 ‘환전 싸게 하는 법’의 핵심은 우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불리한 장소·시간을 피하는 것이다.

모바일 환전·분할 환전이 기본…공항은 ‘최소만’

첫 번째 실전 전략은 모바일·인터넷 환전을 기본값으로 두는 것이다. 주요 은행 앱의 ‘모바일 환전’ ‘환전지갑’ 기능은 창구보다 우대율이 높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고, 이벤트나 주거래 실적에 따라 우대폭이 더 커지기도 한다. 신청은 앱에서 하고 수령만 지정 지점이나 공항에서 하는 방식이면, 공항 창구 환전처럼 높은 수수료를 떠안지 않으면서도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급하게 출국 직전에 바꾸는 상황이 아니라면, ‘창구 즉시 환전’보다 ‘모바일 신청 후 수령’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공항 환전은 최소화’다. 공항 환전소는 접근성은 좋지만 환율 우대가 낮고 스프레드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불가피하다면 교통비·식비 등 당장 필요한 최소 금액만 바꾸고, 나머지는 출국 전 모바일 환전이나 도심 환전 채널을 이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특히 엔화처럼 여행 수요가 큰 통화는 은행·환전소 간 경쟁으로 도심에서 더 나은 조건이 나올 때가 있어, 사전 비교가 비용을 좌우한다.
사진=생성형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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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분할 환전’이다. 환율 고점·저점을 맞추는 것은 전문가도 어렵다. 그래서 한 번에 큰돈을 바꾸기보다 3~5회로 나눠 평균 환율을 낮추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은행 앱의 목표 환율 알림 기능을 켜두면 특정 레벨 도달 시 알림을 받아 분할 매수 타이밍을 관리할 수 있다. 단기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전액 일시 환전’이 오히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분할 환전은 여행 준비와 ‘환테크’ 모두에 공통으로 쓰이는 방법으로 꼽힌다.

네 번째는 통화별 ‘환전 경로’를 다시 보는 것이다. 달러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축통화라 환전 인프라가 가장 촘촘하고, 은행 모바일 환전 우대 혜택도 비교적 풍부하다. 반면 동남아 통화처럼 국내에서 직접 환전 스프레드가 크게 붙는 통화는 ‘달러로 바꾼 뒤 현지에서 환전’(이중 환전)이 오히려 유리할 때가 있다. 다만 이중 환전은 현지 환전소의 신뢰도·영수증 확인·가짜 지폐 위험 등 변수가 있으므로, 대형 쇼핑몰 내 환전소나 대형 은행 등 안전한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전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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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결제는 DCC 금지…현지 통화로 결제해야

다섯 번째는 현지 결제·인출 수수료를 줄이는 카드 조합이다. 최근에는 해외 결제·ATM 인출 수수료를 낮추거나 면제해 주는 ‘트래블 카드’가 늘었다. 현금은 전체 예산의 일부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카드 결제와 현지 ATM 인출로 운영하면 환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때 주의할 함정이 ‘DCC(원화 결제)’다. 결제 단말기가 원화(KRW) 결제를 권유하더라도 현지 통화로 결제해야 불리한 환율 적용을 피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카드 앱에서 ‘해외 원화결제 차단’ 옵션을 켜두면 실수로 손해 보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여섯 번째는 누락 자료와 ‘수동 제출’처럼, 환전에서도 ‘숨은 비용’을 점검하는 습관이다. 예컨대 ATM 인출은 편리하지만 현지 기기 수수료(서차지)가 별도로 붙을 수 있고, 공항·관광지 환전소는 ‘수수료 없음’처럼 보이더라도 환율 자체가 불리해 결과적으로 손해가 될 수 있다. 환전을 결정할 때는 ‘수수료’만 볼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외화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고환율이 길어질수록 심리는 조급해지기 쉽다. 하지만 환전은 ‘타이밍 맞히기’보다 ‘비용 구조를 통제하기’가 더 확실한 절감 효과를 만든다. 모바일 환전으로 우대율을 확보하고, 공항 환전 비중을 최소화하며, 분할 환전으로 변동성을 흡수하고, 카드 결제에서는 DCC를 피하는 것. 이 네 가지 원칙만 지켜도 1480원대 환율 환경에서 체감 비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손실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