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승병 6000명 주둔했던 호국 사찰

고문헌 기록, 340여 년 만에 나이테로 입증

고성 운흥사 / 사진=운흥사
고성 운흥사 / 사진=운흥사
“여기 대웅전이 곧 보물이 된다”는 말이 등산객들 사이에서 오간다. 경남 고성 향로봉 중턱에 자리한 고즈넉한 사찰, 운흥사 이야기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됐기 때문이 아니다.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건립 연대가 ‘나이테’라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340여 년 만에 명확히 증명되는 드문 사례가 나왔다. 수백 년 전 건축 기록을 둘러싼 오랜 추정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운흥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운흥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고문헌 기록, 340년 만에 나이테로 풀렸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의 목재 연대 분석은 통념을 깼다. 대웅전 건축에 쓰인 나무가 1681년 늦가을부터 1682년 초봄 사이에 벌채됐다는 정밀한 결과가 도출됐다.
고성 운흥사 대웅전 / 사진=국가유산청
고성 운흥사 대웅전 / 사진=국가유산청

이는 ‘1682년 대웅전을 세웠다’는 고문헌 기록과 정확히 일치하는 증거다. 이러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유산청은 최근 운흥사 대웅전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지정 예고 기간은 관보에 공고된 날로부터 30일간이다.

경남에 단 하나뿐인 건축 양식도 눈길을 끈다

대웅전의 건축 양식 자체도 희소성이 높다. 건물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맞배지붕 구조를 취하고 있다.
고성 운흥사 모습 / 사진=고성군 문화관광
고성 운흥사 모습 / 사진=고성군 문화관광
정면 5칸 규모의 다포계 맞배지붕 건물은 경상남도 지역 목조 불전 중 유일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기둥 위 공포는 앞면은 화려하게, 뒷면은 간결하게 마감해 비대칭의 독특한 구성을 보인다.

임진왜란 승병 6000명이 지켜낸 역사가 있다

해발 578m 산 중턱이라는 입지에도 배경이 있다. 운흥사는 임진왜란 당시 6000여 명의 승병이 주둔하며 군량미를 보관하던 호국 거점이었다.
고성 운흥사 내부 모습 / 사진=고성군 문화관광
고성 운흥사 내부 모습 / 사진=고성군 문화관광

험준한 산세에 의지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역사의 현장인 셈이다. 경내에는 1730년에 제작된 보물 괘불탱과 궤도 함께 보관돼 있다.

운흥사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경내에 주차 공간과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고성 여행을 계획한다면 과학으로 증명된 새로운 보물의 역사를 직접 마주할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