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동물원이 달라졌다”
10년 걸려 완성한 126㏊ 야생동물 명소
500m 날고 20m 아래로 점프
동물원에 갔는데 동물보다 먼저 안전장비를 챙겨야 한다면 어떨까. 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날아가고, 11m 높이까지 올라가 원숭이를 내려다보며, 원한다면 20m 높이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다. 싱가포르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만다이 야생동물보호구역(Mandai Wildlife Reserve)이 단순히 ‘동물을 보는 곳’을 넘어 직접 숲을 누비는 여행지로 변신했다.
사진=만다이 야생동물보호구역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야생동물보호구역이 지난 5월 29일 그랜드 오픈했다. 126㏊에 이르는 부지를 야생동물과 자연을 함께 경험하는 여행지로 바꿔온 10년 프로젝트가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곳에는 싱가포르 동물원과 나이트 사파리, 리버 원더스, 버드 파라다이스에 이어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어드벤처까지 5개 야생동물 공원이 모여 있다. 자연 테마 실내시설과 산책 공간,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등도 들어서 하루 동안 동물원 하나를 둘러보는 수준을 넘어 여러 날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대형 자연 관광지로 확장됐다.
마지막 퍼즐은 올해 완성된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어드벤처’ 동부 구역이다. 지난해 3월 먼저 개장한 서부 구역에 동부 구역이 더해지면서 총 20㏊ 규모의 공원이 완성됐다.
사진=만다이 야생동물보호구역
■ 500m 날아가고 11m 오른다…동물원 맞아?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어드벤처는 아시아 최초의 어드벤처 기반 야생동물 공원을 표방한다. 동물 우리를 차례로 구경하는 대신 숲을 직접 탐험하면서 동물을 발견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동부 구역의 ‘캐노피 글라이더’에 올라타면 나무 위를 따라 약 500m를 이동하며 발아래 숲과 동물을 내려다볼 수 있다. ‘프라이메이트 클라임’에서는 11m 높이의 나무 구조물을 직접 오르면서 다이애나원숭이를 찾아본다.
조금 더 몸을 움직이고 싶다면 125m 길이의 ‘트리톱 트래버스’가 기다린다.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나무 위에 설치된 다리와 장애물을 통과하는 코스다. 11m 높이까지 오르는 ‘스플릿 록 서밋’, 최대 8m 높이로 솟아오르는 ‘라빈 스윙’도 있다. 동물원을 찾았는데 어드벤처파크에 온 듯한 장면이 이어지는 셈이다.
사진=만다이 야생동물보호구역
■ 20m에서 뛰어내린다…숲속에서 즐기는 모험
서부 구역으로 가면 체험 강도는 더 높아진다. ‘캐노피 점프’에서는 13m 또는 20m 높이의 플랫폼에서 뛰어내린 뒤 안전장치를 통해 속도를 제어하며 내려온다. 최대 16m 높이의 야외 암벽을 오르는 ‘록 월 클라임’, 좁고 어두운 동굴을 몸을 낮춰 통과하는 ‘캐번 크롤’도 운영한다.
놀이기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어드벤처에는 58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 특히 동부 구역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카피와 다이애나원숭이를 만날 수 있다. 나무 위 체험을 하다가 아래쪽 숲을 돌아다니는 동물을 발견하는 식으로 ‘관람’과 ‘모험’을 한 코스 안에 섞었다.
사진=만다이 야생동물보호구역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어드벤처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다. 동부와 서부 두 구역을 하나의 입장권으로 둘러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체험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캐노피 글라이더는 최소 신장 0.95m, 프라이메이트 클라임과 록 월 클라임은 0.9m, 트리톱 트래버스와 캐노피 점프는 1.35m 이상 등 체험별 조건이 다르다. 일부 어린이는 성인 동반이 필요하고 기상 상황이나 운영 여건에 따라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도 달라질 수 있어 예약 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싱가포르 여행에서 동물원은 익숙한 관광 코스지만, 10년의 재개발을 끝낸 만다이는 그 공식을 바꿨다. 원숭이를 보기 위해 11m를 오르고, 숲을 보기 위해 500m를 날아가는 곳. ‘동물을 구경하러 간다’기보다 ‘동물과 같은 숲을 직접 탐험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새로운 싱가포르 명소가 완성됐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