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뮌헨 협정, 모두가 ‘평화’를 외칠 때 ‘전쟁’을 막으려 한 두 남자
결말을 알기에, 이 협정을 다루는 이야기는 지루한 역사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넷플릭스 영화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Munich: The Edge of War)’는 이 익숙한 역사적 사실의 이면에 픽션을 교묘하게 직조해 넣어, 123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를 완성했다.
“평화”라는 이름의 유화책, 그 이면의 움직임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는 이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으로 두 명의 가상 인물을 밀어 넣는다. 영국 총리의 비서관인 휴 레가트(조지 맥케이 분)와 독일 외무부에서 일하는 파울 폰 하르트만(야니스 니뵈너 분)이다. 옥스퍼드 동창이었던 두 사람은 각자의 조국을 위해 일하지만, 남몰래 ‘히틀러의 야욕을 막아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게 된다.
역사를 바꾸기 위한 두 친구의 위험한 동행
이 위험천만한 임무의 연결고리로 옛 친구인 휴가 지목된다. 두 사람은 뮌헨 곳곳에서 게슈타포의 삼엄한 감시망을 피해 문서를 전달하려 애쓴다. 이 과정은 화려한 액션 없이도 대화와 심리전만으로 극도의 서스펜스를 구축한다. ‘과연 이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 ‘만약 성공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는 질문이 꼬리를 문다.
알면서도 빠져드는 ‘역사적 가정’의 긴장감
비밀 문서를 전달받고도 히틀러와의 협정을 강행하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그의 선택은 최선이었을까, 아니면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이었을까.
‘뮌헨: 전쟁의 문턱에서’는 결과가 정해진 역사를 다루면서도, 그 과정에 있었을 법한 개인들의 고뇌와 필사적인 노력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묵직한 역사 스릴러를 선호하거나,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지나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와플릭스 : “오늘 뭐 볼까?” 끝없는 고민은 이제 그만! 《뉴스와》가 넷플릭스 속 숨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대신 골라드립니다. 리모컨만 돌리다 하루를 날리는 일 없이, 확실한 재미와 새로운 발견을 보장합니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