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과 실용성은 버렸다, 오직 ‘운전의 재미’에만 집중…641마력 심장으로 포르쉐와 경쟁하는 국산 펀카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비효율의 아이콘’이라는 오명과 ‘운전 재미의 끝판왕’이라는 극찬을 동시에 받고 있다. 짧은 주행거리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실제 오너 평점 9.1점을 기록한 비결은, 이 차가 ‘경제성’이 아닌 ‘감성’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 N(사진제공=현대차그룹)
아이오닉5 N(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전기차로 내연기관의 ‘손맛’을 느끼다

이 차의 핵심은 ‘가짜’를 ‘진짜’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에 있다. 가상 변속 시스템(N e-시프트)은 전기차에선 느낄 수 없는 변속 충격과 엔진음을 만들어내며, 운전자를 짜릿하게 만든다. 밋밋한 전기차의 가속 페달 대신, 내연기관 스포츠카를 몰 듯한 ‘손맛’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이오닉5 N(사진제공=현대차그룹)
아이오닉5 N(사진제공=현대차그룹)
물론 641마력의 힘이 뿜어내는 제로백 3.4초의 가속력은 기본이다. 웬만한 슈퍼카는 신호등에서 ‘점’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괴물 같은 성능을 자랑한다.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경제성은 포기, 하지만 ‘아빠의 마지막 장난감’으로

물론 단점은 명확하다. 351km의 짧은 주행거리는 장거리 여행에 부담을 주고, 7,700만원에서 시작해 9천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렵게 한다. 연비 효율도 3.7km/kWh로, 경제성과는 거리가 멀다.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하지만 이 차를 사는 사람들은 연비를 보고 사는 것이 아니다. ‘아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최고의 ‘펀카’로 이 차를 선택한다. ‘주말용 슈퍼카’로는 이만한 가성비가 없다는 평가다.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테슬라엔 없는 ‘감성’, 포르쉐엔 없는 ‘가성비’

아이오닉 5 N은 경쟁 모델 사이에서 절묘한 위치를 차지한다.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보다 직선은 느릴지 몰라도, 운전의 재미와 감성적인 교감은 압도적이다. 포르쉐 마칸 EV와 비교하면 성능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아이오닉5N (출처=현대차)
아이오닉 5 N은 모든 사람을 위한 차가 아니다. 하지만 ‘운전’ 그 자체를 사랑하는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가장 완벽한 답안지 중 하나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