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출시 1년 만에 국내 전기차 등록 1위... 합리적 가격과 501km 주행거리로 ‘캐즘’ 뚫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가 출시 단 1년 만에 2만 5천 대를 팔아치우며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절대 강자였던 테슬라 모델 Y마저 밀어내고 최정상에 오른 것. 합리적인 가격에 플래그십 못지않은 상품성을 담아낸 전략이 전기차 대중화의 성공 공식을 새로 쓰고 있다.
숫자가 증명한 돌풍, 테슬라도 아이오닉 5도 제쳤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EV3는 지난해 7월 출시 후 올해 6월까지 1년간 총 25,067대가 신차로 등록됐다. 이는 같은 기간 24,109대가 등록된 테슬라 모델 Y와 14,220대에 그친 현대 아이오닉 5를 모두 넘어선 압도적인 수치다. 이로써 EV3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로 등극했다.
이러한 인기는 기아 내부에서도 독보적이다. EV3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기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46.9%를 차지하며, 형님 격인 EV6(8,578대)를 가뿐히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핵심 모델로 자리 잡았다.
성공의 비결? ‘501km 롱레인지’와 ‘착한 가격’
EV3의 성공 비결은 명확하다. 바로 ‘압도적인 가성비’다. 소비자들은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롱레인지 모델을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실제 판매량의 86.7%가 81.4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501km(산업부 인증 기준)를 주행하는 롱레인지 모델이었다.
기아 EV3 (출처=기아)

40대 아빠들의 ‘원픽’, 첨단 기술로 마음 사로잡다
EV3의 주 고객층은 40대 남성과 30대 여성으로, 실용성과 첨단 기술에 민감한 패밀리 수요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가용 등록 비율이 72%에 달해, ‘내 가족이 탈 차’로 EV3를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