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 사상 첫 연간 10만 대 판매 돌파하며 2년 연속 1위 수성
‘국민차=세단’ 공식 깨고 SUV 전성시대 완벽히 증명
쏘렌토 / 기아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오랫동안 ‘국민차’의 대명사로 불리던 세단의 시대가 저물고, 실용성을 앞세운 SUV가 그 자리를 꿰찼다.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가 국내 자동차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하며 시장의 권력 이동을 증명했다.
사상 첫 10만 대 클럽 가입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쏘렌토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0만 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지킨 성과다. 전년도 기록했던 9만 4538대를 가뿐히 뛰어넘은 수치로, 국내 시장에서 단일 차종이 연간 10만 대 판매를 돌파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기아 브랜드 내에서도 2011년 경차 모닝 이후 무려 1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과거 현대차 그랜저가 독식하던 ‘10만 대 클럽’에 SUV가 이름을 올린 것은 쏘렌토가 처음이다.
쏘렌토 실내 / 기아
신차 효과 없이 이뤄낸 기적
이번 성과가 더욱 값진 이유는 별다른 ‘신차 효과’ 없이 달성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은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된 직후 급증하다가 점차 감소하는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쏘렌토는 2023년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가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쏘렌토는 디자인과 상품성만으로 시장을 압도했다.
아빠들이 열광하는 진짜 이유
쏘렌토 / 기아
소비자들이 쏘렌토에 열광하는 핵심 요인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호불호 없는 디자인’으로 분석된다. 고유가 시대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맞물리면서 연비 효율이 좋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리터당 15.7km(2WD 기준)에 달하는 준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여기에 넉넉한 실내 공간과 6인승 모델의 2열 독립 시트 구성은 자녀를 둔 가장들에게 ‘미니밴 대안’으로 최적의 선택지가 되었다.
디자인 역시 흥행의 주역이다. 경쟁 차종인 싼타페가 파격적인 박스형 디자인으로 호불호 논란을 겪은 반면, 쏘렌토는 기아의 패밀리룩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해 세련되면서도 강인한 SUV 본연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출고 대기 기간이 이를 방증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지난해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했을 정도로 주문이 폭주했으며, 현재도 3개월 이상의 대기가 필요할 만큼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세단에서 SUV로 권력 이동
쏘렌토 / 기아
쏘렌토의 1위 등극은 단순한 인기 차종의 변경이 아닌, 국내 자동차 소비 트렌드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로 이어지던 ‘세단 천하’가 막을 내리고 공간 활용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레저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이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차박,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세단보다는 SUV를 선호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렌토의 독주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이는 한국 자동차 시장이 완전히 SUV 중심으로 재편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쏘렌토 / 기아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