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의 파격 행보, 단순 홍보 효과 넘어선 진짜 이유
르노 F1 엔진 공장까지 인수 검토...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 야심 드러내
따스한 5월의 봄바람과 함께 모터스포츠 업계에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가 지상 최고속의 무대, 포뮬러 원(F1) 진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격을 바꾸려는 시도다.
이번 행보의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있다. 바로 ‘F1 진출’이라는 상징성,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 탈피,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기술력’이다. 과연 BYD는 ‘가성비 전기차’라는 꼬리표를 떼고 F1 무대에서 페라리, 메르세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가성비’ 꼬리표 떼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나
단순히 레이싱카에 로고 하나 붙이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BYD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굳혔지만, 유럽과 북미 등 주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여전히 ‘저렴한 중국차’라는 인식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F1 진출은 브랜드의 체급을 한 번에 끌어올릴 가장 확실한 카드다.
현재 외신을 통해 구체적인 협상 내용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BYD는 르노 산하의 알핀 F1 팀 지분 24% 인수를 두고 사모펀드 오트로 캐피털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팀의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의 지분이다.
단순 지분 투자 넘어 F1 엔진 기술까지 넘본다
놀라운 점은 BYD의 야심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F1 팀 지분 인수와 더불어 르노의 F1 엔진 생산 시설인 프랑스 비리샤티용 공장 인수까지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F1의 핵심 기술까지 직접 손에 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F1은 2026년부터 새로운 규정을 도입,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에서 전동화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 기술이 경기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되는 것이다. 전기차 기술력에 강점을 가진 BYD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이미 슈퍼카 성능 입증, F1 진출은 시간 문제였나
사실 이러한 움직임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BYD는 이미 고성능 브랜드 ‘양왕(Yangwang)’을 통해 기술력을 과시해왔다. 대표 모델인 양왕 U9 익스트림은 지난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6분 59초 157을 기록, 양산형 전기차 최초로 ‘7분의 벽’을 돌파했다. 최고 속도 역시 496km/h에 달한다.
상상해 보라. 내가 매일 출퇴근길에 이용하는 자동차 브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서킷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BYD는 약 7억 2500만 달러(약 9900억 원)를 투자해 중국 내에 전문 레이싱 서킷까지 건설하며 모터스포츠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알핀 F1 팀은 2026년부터 르노 엔진 개발을 중단하고 메르세데스 파워 유닛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바로 이 전환기에 BYD가 파고든 것이다. 만약 이번 협상이 성사된다면, BYD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 최초로 F1에 직접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조차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의 무대에 중국 업체가 먼저 깃발을 꽂을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