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디젤 SUV의 역설, ‘깡통’인 줄 알았더니 옵션이 제법이다



신차 시장에서 디젤 SUV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와 친환경차 전환 흐름 속에서 대안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부상했지만, 모두를 만족시킨 것은 아니다. 디젤 엔진 특유의 힘과 연비를 그리워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역설적으로 일부 중고차 모델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디젤 단종’, ‘중고차 시장’, 그리고 ‘가격 하락’이다. 신차로는 더 이상 만나기 어려운 조건의 차들이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신차 3천만 원짜리가 1천만 원대로 떨어진 배경





이 흐름의 중심에 현대자동차 싼타페 더 프라임 2.0 디젤 ‘밸류 플러스’ 트림이 있다. 2017년식 기준 신차 가격은 3,140만 원에 달했지만,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1,100만 원대부터 시세가 형성된다. 감가상각이 크게 이뤄지면서 1천만 원대 예산으로 패밀리 SUV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물론 주행거리에 따라 가격 편차는 크다. 주행거리 2만 km대의 매물은 1,600만 원 후반에 거래되지만, 7~8만 km 사이는 1,400만 원대 초중반으로 내려간다. 15만 km를 넘긴 차량은 1,100만 원대까지 접근 가능해진다.

‘밸류 플러스’ 이름에 가려진 진짜 가치



‘밸류 플러스’라는 이름 때문에 기본 사양이 부족할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 하지만 실제 구성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HID 헤드램프와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됐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와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까지 표준 사양이다.

여기에 8인치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뒷좌석 도어 커튼까지 포함되어 있다. 가격만 보고 ‘깡통’ 모델일 것이라 짐작했다면 실제 옵션 구성을 확인하고 놀랄 수밖에 없다. 패밀리카로서 필요한 핵심 편의 기능을 대부분 갖춘 셈이다.





아빠들이 다시 디젤 SUV를 찾는 이유



결국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기본기’다. 이 모델의 2.0L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kg·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3.1~13.8km이며, 고속도로에서는 최대 16.5km/L까지 나온다.

주말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가정이라면 이 연비 수치가 더욱 와닿을 수밖에 없다. 전장 4,700mm, 휠베이스 2,700mm로 확보한 실내 공간 역시 당시 중형 SUV 기준에서도 넉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과 성능, 공간 활용성까지 균형을 맞춘 것이다.

물론 오래된 연식과 주행거리는 분명한 단점이다. 저렴한 가격만 보고 섣불리 구매를 결정하기보다는 정비 이력을 꼼꼼히 확인하고 차량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기가 탄탄한 차가 큰 폭의 감가상각을 거친 결과물은, 현명한 소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