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똑같은 롤스로이스, 하지만 팬텀과 성격은 정반대

현재는 단종된 구형 모델, 신형과 시세 차이도 뚜렷하다

파퀴아오와 추성훈 / 유튜브 ‘추성훈’ 채널
파퀴아오와 추성훈 / 유튜브 ‘추성훈’ 채널


최근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의 저택을 방문한 영상이 화제가 됐다. 600억 원대로 알려진 마닐라 저택의 규모도 놀랍지만, 많은 이들의 시선은 차고에 주차된 검은색 세단에 쏠렸다.

웅장한 외관 탓에 많은 이들이 이 차를 롤스로이스의 기함 ‘팬텀’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차체 비율과 휠 디자인 등 세부 사항을 보면 의외의 사실이 드러난다. 이 차 한 대에는 브랜드의 철학과 소유주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같은 롤스로이스인데 성격은 정반대



파퀴아오의 차고 / 유튜브 ‘추성훈’ 채널
파퀴아오의 차고 / 유튜브 ‘추성훈’ 채널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파퀴아오의 차는 팬텀과 지향점이 완전히 다르다. 이 차의 정체는 롤스로이스 ‘고스트 시리즈 2’ 모델이다. 팬텀이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의전용 플래그십이라면, 고스트는 소유주가 직접 운전하는 ‘오너 드리븐’ 성격이 강한 스포츠 세단이다.

실제로 2018년형 팬텀의 전장은 5,762mm에 달하지만, 고스트 시리즈 2는 5,399mm로 한결 날렵하다. 두 모델 모두 거대한 V12 트윈터보 엔진을 쓴다는 공통점 때문에 사진만으로는 혼동하기 쉽지만, 지향하는 바가 명확히 갈리는 셈이다.

570마력이지만 조용한 존재감, 그 정체는







파퀴아오의 고스트 시리즈 2는 2014년 공개된 1세대 고스트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6,592cc V12 트윈터보 가솔린 심장은 최고출력 570마력, 최대토크 780N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ZF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초에 불과하다. 공차중량이 2.4톤이 넘는 대형 세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가속력이다. 영상 속 차량의 정확한 연식이나 옵션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본 성능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4억 넘던 신차, 지금 중고 시세는 얼마





2014년 국내 출시 당시 고스트 시리즈 2의 가격은 4억 1,000만 원부터 시작했다. 휠베이스를 늘린 EWB 모델은 4억 8,000만 원부터였다. 여기에 비스포크 맞춤 옵션이 더해지면 실제 구매가는 크게 뛰어오른다.

시간이 흐른 지금 시세는 어떨까. 현재 판매 중인 2세대 고스트와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하다. 2021년형 2세대 고스트 중고차는 스탠다드 모델이 4억 7,100만 원 선에서 거래된다. 억대 자산가와는 다른 고민이지만, 중고차를 알아볼 때 연식과 세대 변경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퀴아오는 600억 원대 마닐라 저택을 자신이 소유한 다섯 채 중 가장 작은 ‘옷방’ 정도로 여긴다고 밝혔다. 그의 차고 속 세단 한 대 역시 브랜드와 모델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같은 롤스로이스 배지를 달고 있어도 세대와 트림에 따라 성격과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