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아이오닉3 해외 최하위 트림서 벌어진 일

원가 절감인가, 안전 위협하는 상술인가… 글로벌 소비자 비판 직면



현대자동차의 해외 시장용 일부 모델을 두고 현지에서 이례적인 논란이 불거졌다. 차량의 핵심 부품으로 여겨지던 디지털 계기판이 기본 사양에서 제외되고, 이를 유료 옵션으로 돌린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보지만, 소비자들은 ‘도를 넘은 상술’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 논란의 배경에는 복잡한 셈법이 자리한다.

화면 대신 자리한 의문의 LCD, 무슨 일인가





논란의 중심에 선 모델은 신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전기차 아이오닉3의 글로벌 최하위 트림이다. 이들 차량의 운전석에는 기존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대신 작은 세그먼트 LCD 창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 작은 화면으로는 속도와 최소한의 경고등만 확인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연동이나 상세 주행 정보 같은 기능은 당연히 지원되지 않는다.

운전자가 온전한 디지털 계기판을 사용하려면 수십만 원 상당의 ‘컴포트 패키지’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사실상 필수 부품을 돈을 내고 사야 하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원가 절감인가, 소비자 신뢰 저버린 상술인가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카앤드라이버를 비롯한 유력 매체들은 “기본 중의 기본인 계기판마저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며 현대차의 정책을 강하게 지적했다.

물론 제조사 입장에서는 엔트리 트림의 가격 경쟁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항변도 가능하다. 시작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허물고, 추가 옵션으로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식은 업계에서 흔히 쓰인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통풍 시트 같은 편의 기능과 달리, 계기판은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필수 장치이기 때문이다. “내 차에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번지는 이유다.

최근 완성차 업계는 열선 시트 구독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를 통한 수익 모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터진 현대차의 ‘계기판 옵션’ 논란은, 기술 발전이 소비자의 편의가 아닌 기업의 수익 극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