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유럽서 4년 연속 100만대 판매 돌파 ‘초읽기’
투싼·스포티지 쌍두마차 앞세워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 잡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 시장에서 4년 연속 연간 판매량 1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특히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유럽 시장의 흐름에 성공적으로 올라타며,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총 95만 9,317대를 판매했다. 월평균 판매량을 고려하면 12월 실적을 더해 무난하게 1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2021년 처음으로 100만대 판매를 돌파한 이후 4년 연속 기록 달성이 유력해졌다.

유럽 시장의 절대 강자 투싼과 스포티지







이번 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단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이다. 특히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는 유럽 시장의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1월 한 달간의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에서는 투싼이 9,895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1만 1,479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브랜드 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두 차종은 뛰어난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현대차·기아의 판매 실적을 이끌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주력 차종 내에서 친환경 모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투싼의 경우 판매된 9,895대 중 하이브리드(4,322대)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1,660대) 모델이 총 5,982대로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코나 역시 총 7,079대 중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이 5,400여대를 차지했다.



전기차 앞세워 체질 개선 성공



현대차·기아는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유럽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기아는 스포티지, 씨드 등 기존 내연기관 강자들의 안정적인 판매를 바탕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니로(3,142대), EV6(1,236대) 등 순수 전기차 모델들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소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도 2,042대가 팔리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기아는 내년부터 EV3, EV4, EV5 등 새로운 전기 SUV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기아는 단기적인 점유율 등락에 연연하기보다, 유럽의 강력한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장기적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공적인 체질 개선이 향후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