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초대형 전기 SUV, 허머 EV가 드디어 한국 땅을 밟는다. 독보적인 오프로드 성능과 미래지향적 기술로 무장했다.
2026년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국내 고가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도로 위 모든 것을 압도하는 거대한 실루엣이 서울 도심에 등장했다. 한때 ‘기름 먹는 하마’로 불리던 허머가 전기 심장을 달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GMC의 ‘허머 EV SUV’가 최근 국내 인증 절차를 마치고 2026년 상반기 출시를 확정했다.
허머 EV의 귀환은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바로 압도적인 크기, 상식을 파괴하는 기동성, 그리고 강력한 전기 파워트레인이다. 과연 이 거대한 전기차가 좁은 골목과 주차 공간이 많은 국내 도로 환경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존재만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크기
허머 EV SUV의 제원은 숫자로만 봐도 입이 벌어진다. 전장 4,999mm, 전폭 2,196mm, 휠베이스 3,218mm에 공차중량은 무려 4톤에 육박한다. 국내 대형 SUV의 대표주자인 현대차 팰리세이드(전폭 1,975mm)보다 22cm 이상 넓어, 도로 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러한 거대한 차체는 각진 실루엣과 근육질의 디자인과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지난해 서울 성수동과 이태원에서 진행된 ‘허머 인 더 시티’ 전시 이벤트에서도 시민들은 그 크기에 먼저 놀라움을 표했다. 옆에 선 차를 순식간에 장난감처럼 보이게 만드는 위용은 허머 EV만의 강력한 무기다.
옆으로 걷는 자동차, 크랩워크의 비밀
허머 EV의 진가는 단순히 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가장 주목할 기술은 바로 ‘크랩워크(CrabWalk)’ 기능이다. 후륜 조향 시스템을 기반으로 앞바퀴와 뒷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틀어져, 마치 게가 옆으로 걷듯 차체가 대각선으로 움직인다. 좁은 길을 빠져나가거나 주차할 때 상상 이상의 편리함을 제공한다.
여기에 앞바퀴를 고정한 채 뒷바퀴만으로 거의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킹크랩 모드’까지 갖췄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회전반경은 10.8m에 불과해 중형 세단 수준의 기동성을 자랑한다.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를 최대 152mm까지 높일 수 있고, 최대 813mm 깊이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도하 능력까지 겸비해 어떤 험로도 두렵지 않다.
강력한 심장, 168kWh 배터리 탑재
강력한 성능은 전기차 시대에도 여전하다. 국내 인증을 통과한 SUV 모델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강력한 전기모터를 탑재했으며, 168kWh라는 대용량 배터리팩을 장착했다. 1회 충전 시 복합 주행거리는 512km(도심 567km, 고속 445km)에 달해 장거리 주행에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30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 방대한 배터리 용량의 부담을 덜었다. 먼저 출시된 픽업트럭 ‘에디션 1’ 모델은 3개의 모터로 합산 최고출력 1000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3초 만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성능을 보여준 바 있다.
GM의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인 ‘슈퍼크루즈’도 탑재돼 고속도로 등 특정 구간에서 운전대 조작 없이 차선 유지 및 변경까지 가능한 핸즈프리 주행을 지원한다. 2026년 상반기, 마침내 국내 도로에 등장할 허머 EV SUV가 고가의 수입 전기차 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