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입 SUV 시장을 호령했던 포드·링컨, 판매량 급감으로 30년 만에 한국 법인 철수 결정.

새로운 수입사 체제 아래 익스플로러 트레머 등 신차 4종으로 부활을 노린다.

포드 익스플로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포드 익스플로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한때 ‘아메리칸 럭셔리’의 대명사로 불렸던 포드와 링컨이 30년 만에 한국 법인을 정리하고 새로운 수입사 체제로 전환한다. 극심한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수입사는 기존 딜러사였던 선인자동차가 설립한 ‘FL오토코리아’다. 이들은 신차 4종을 앞세워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판매량 급감, 브랜드 이미지 하락, 수입사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포드와 링컨은 과연 한국 시장에서 재기할 수 있을까.

페라리에도 밀렸다, 처참한 성적표



포드 에베레스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포드 에베레스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체제 개편의 직접적인 원인은 처참한 수준의 판매량이다. 포드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99억 원으로 무려 62.9%나 급감했다.

특히 링컨 브랜드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링컨 판매량은 1,127대로, 전년(2,189대) 대비 반 토막 났다. 심지어 올해 1~2월 판매량은 단 38대에 그쳐, 같은 기간 40대가 팔린 페라리보다도 적은 수치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포드 역시 130대 판매에 그치며 위기감을 더했다.

결국 칼 빼든 포드, 30년 파트너의 등판



포드 익스플로러 트레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포드 익스플로러 트레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결국 포드는 한국 법인 정리를 결정했다. 1995년 한국 시장 진출부터 함께해 온 30년 파트너, 딜러사 선인자동차가 지분을 전량 인수해 ‘FL오토코리아’로 새롭게 출범했다. 딜러사가 수입사의 역할을 넘겨받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현대차, BMW,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에서 경험을 쌓은 이윤동 대표가 선임됐다. FL오토코리아는 포드와 링컨의 판매, 마케팅,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며 브랜드 재건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익스플로러 트레머, 구원투수가 될까



FL오토코리아는 신차 출시를 반등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이미 링컨의 신형 노틸러스 하이브리드를 선보였고, 이달 중 포드의 오프로드 특화 모델 ‘익스플로러 트레머’를 국내에 출시한다. 트레머는 기존 팀버라인 트림을 대체하는 모델로, 한층 더 강력해진 오프로드 성능이 특징이다.

지상고를 25mm 높이고 전지형(All-Terrain) 타이어를 기본 장착했다. 300마력의 2.3L 에코부스트 엔진과 400마력 V6 트윈터보 엔진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하반기에는 대형 SUV인 신형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까지 투입해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밋빛 미래? 넘어야 할 산도 높다



하지만 앞날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고환율이다. 지속되는 달러 강세는 수입차 가격 인상 압박으로 작용해 신차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신차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치열한 수입차 시장에서 한 번 떨어진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업계에서는 딜러사 경험을 바탕으로 한 FL오토코리아의 신속하고 유연한 시장 대응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30년 만의 대수술 이후 첫 해 성적표가 포드·링컨의 한국 시장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