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 레벨4 자율주행 기술 탑재한 ‘로보택시’ 전격 공개

운전석 대신 마주보는 좌석 배치, 카니발 뛰어넘는 공간 활용성 눈길



자동차에서 운전대가 사라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중국 지리자동차가 그 해답을 담은 새로운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혁신적인 실내 공간, 압도적인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기존과 다른 시장 접근 방식이 그 핵심이다. 과연 이 차가 국내 미니밴 시장의 절대 강자 카니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카니발 뛰어넘는 움직이는 라운지



지리자동차가 공개한 ‘EVA 캡’은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로보택시다. 기존 차량을 개조한 것이 아닌, 오직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해 태어났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보인다. 외형은 미니밴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내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가장 큰 특징은 운전석 개념이 사라진 것이다. 대신 4개의 좌석이 서로 마주 보는 ‘페이스 투 페이스’ 구조로 배치됐다. 필요에 따라 전면 시트를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대형 파노라마 ‘갤럭시 루프’와 원목 소재 마감,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져 고급스러운 라운지에 앉아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카니발이 ‘아빠들의 패밀리카’로서 공간을 강조했다면, EVA 캡은 탑승자 모두를 위한 프리미엄 휴식 공간을 지향한다.





레벨4 자율주행의 압도적 기술력



EVA 캡의 자신감은 강력한 기술력에서 나온다. 차량에는 2160라인의 초고해상도 라이다(LiDAR)가 탑재됐다. 최대 600m 거리까지 감지하며, 초당 2,592만 개의 포인트를 인식해 주변 환경을 3D로 정밀하게 파악한다.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는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3개의 고성능 칩으로 보내진다. 엔비디아의 슈퍼칩과 토르 U, 퀄컴의 스냅드래곤 8397 칩이 결합해 총 3,000 TOPS(초당 1조 번 연산)가 넘는 연산 성능을 구현한다. 이는 현재 상용화된 차량용 칩 성능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기반이 된다.

테슬라와 다른 길, 로보택시 시장 정조준







지리의 접근 방식은 기존 차량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전략과 궤를 달리한다. 처음부터 상용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전용 플랫폼과 차량, 서비스까지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리는 자회사인 아파리 테크놀로지, 카오카오 모빌리티와 협력해 2027년 양산 및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했다.

물론 당장은 일반 소비자 판매용이 아닌 로보택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EVA 캡을 통해 보여준 공간 설계와 자율주행 기술력은 향후 개인용 프리미엄 MPV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준다. 단순 이동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