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GAC, 밀라노 디자인 위크서 레벨 5 자율주행 콘셉트카 ‘하이퍼밴’ 공개
1950년대 레트로 감성과 최첨단 AI 기술의 만남, 이동이 곧 휴식이 되는 새로운 모빌리티 비전 제시
GAC 하이퍼 / 사진=GAC
자동차에서 운전대가 사라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이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그 해답을 제시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생활 공간’이라는 개념을 현실로 옮겨온 콘셉트카 ‘하이퍼밴(HYPERVAN)’이 그 주인공이다. 하이퍼밴은 1950년대의 낭만적인 디자인, 완전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탑승자의 감성적 만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공간 설계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됐다. 과연 자동차는 이동의 도구를 넘어 진정한 휴식처가 될 수 있을까.
1950년대 감성으로 미래를 그리다
하이퍼밴의 외관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1950년대 유행했던 유선형 카라반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은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면서도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GAC 밀라노 디자인 스튜디오는 단순히 과거의 디자인을 복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차체에는 경량 신소재를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고, 각 부분의 이음새를 매끄럽게 처리해 미래적인 인상을 더했다. 과거의 따뜻한 감성과 미래 기술이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다.
GAC 하이퍼 / 사진=GAC
운전대 사라지니 거실이 되다
하이퍼밴의 가장 파격적인 특징은 실내에서 스티어링 휠, 즉 운전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레벨 5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기에 가능한 변화다.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가 필요 없어지면서, 차량 내부는 탑승자를 위한 아늑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대신 편안한 소파가 자리하고, 탑승자들은 서로 마주 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창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동하는 동안의 지루한 기다림이 독서와 휴식이 가능한 여유로운 시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AI가 구현하는 아날로그 휴식
GAC 하이퍼 / 사진=GAC
역설적이게도 하이퍼밴의 첨단 기술은 가장 인간적인 아날로그 경험을 목표로 한다. 복잡한 도로 상황 분석과 주행 판단은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완벽하게 처리한다. 그 덕분에 탑승자는 디지털 기기나 운전의 압박감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GAC 관계자는 “기술의 진정한 역할은 사람들에게 정서적 평온함을 주는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스템 덕분에 사용자는 아날로그적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휴식을 돕는 도구로 기능하는 미래를 보여준다.
새로운 모빌리티의 기준
물론 하이퍼밴은 당장 양산될 모델은 아니다.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디자인 프로젝트에 가깝다. 스티어링 휠 없는 자동차가 실제 도로를 주행하기까지는 관련 법규 정비와 기술적 안전성 검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하이퍼밴이 제시한 비전은 기존 자동차 시장에 신선한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장거리 여행, 캠핑, 차박을 즐기는 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만드는 기계’라는 콘셉트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동의 과정 자체를 즐거운 추억으로 만드는 하이퍼밴의 등장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