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시대에 V6 엔진 고집하는 마세라티의 진짜 속내

슈퍼카 MC20 디자인 입고 포르쉐 마칸 정면 대결 예고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마세라티가 반격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7년형 그레칼레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통해 독일 프리미엄 SUV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마세라티의 승부수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V6 엔진’, 브랜드 슈퍼카의 DNA를 이식한 ‘디자인’, 그리고 ‘전기차’ 라인업의 유지다. 이 전략이 굳건한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운사이징 시대의 역행, V6 엔진에 담긴 자신감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와 다운사이징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세라티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신형 그레칼레의 모든 내연기관 모델에 3.0리터 트윈터보 ‘네튜노’ V6 엔진을 탑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기본형 모델은 최고출력 385마력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면 충분하다.

진정한 가치는 최상위 트로페오 모델에서 드러난다. 최고출력은 523마력, 최대토크는 62kg·m에 달한다. 제로백은 단 3.6초. 최고속도는 285km/h에 이르는, 말 그대로 슈퍼 SUV 수준의 성능이다. 8단 자동변속기는 이 강력한 힘을 매끄럽게 노면으로 전달한다.

얼굴 바꾼 그레칼레, 슈퍼카 MC20의 DNA를 품다





단순히 심장만 강력해진 것이 아니다. 외관 디자인은 마세라티의 슈퍼카 MC20에서 영감을 받아 더욱 날렵하고 공격적으로 변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전면 범퍼와 트로페오 모델의 공격적인 그릴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전기차 모델인 폴고레는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액티브 그릴을 장착해 기능적 차별점까지 뒀다.

실내 역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가죽과 알칸타라를 조합한 새로운 스티어링 휠, 실제 금속과 유리 베젤을 적용한 디지털 시계는 감성 품질을 높이는 요소다. 주행 모드에 따라 5단계로 차고 조절이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과 최신 ADAS 시스템 탑재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만만치 않은 경쟁, 전기차 카드는 통할까



마세라티는 전기차 ‘폴고레’ 라인업도 그대로 유지한다. 105kWh 대용량 배터리와 듀얼 모터를 통해 542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내연기관보다 강력한 토크와 정숙성이 무기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는 폴고레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더 큰 문제는 내연기관 시장의 쟁쟁한 경쟁자들이다.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C, 포르쉐 마칸 등은 이미 시장을 굳건히 장악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1억 원대 프리미엄 SUV 구매를 고려한다면, 마세라티 특유의 V6 감성과 독일 브랜드의 검증된 상품성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질 것이다. 업계에서 이번 페이스리프트만으로 판도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마세라티는 굴하지 않는다. 특유의 이탈리안 감성과 압도적인 V6 퍼포먼스를 무기로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