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최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800마력 괴물의 두 얼굴
슈퍼카로 가족 여행? 람보르기니가 30년 넘게 준비한 큰 그림
우루스 / 사진=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가 또다시 최고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전 세계 고객에게 1만 747대의 차량을 인도했는데, 이 성공의 중심에는 슈퍼 SUV ‘우루스’가 있다. 과거 슈퍼카의 공식을 깨고 ‘데일리 슈퍼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덕분이다.
이제 람보르기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다. 단순히 친환경 요소를 더한 것이 아니다. 성능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력한 성능은 유지하면서 조용한 주행까지 가능해진 이 역설적인 슈퍼 SUV를 향해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루스 / 사진=람보르기니
800마력 괴물이 조용해진 배경
람보르기니가 공개한 ‘우루스 SE’는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다. 기존 모델의 심장이었던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두 동력원의 시너지는 합산 최고출력 800마력, 최대토크 81.6kgf·m라는 압도적인 힘을 뿜어낸다.
놀라운 점은 효율성이다. 고전압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면 순수 전기 모드로 최대 53km를 주행할 수 있다. 도심 출퇴근이나 마트 장보기 같은 일상 주행은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매끄럽게 소화하는 것이다. 슈퍼카의 성능과 전기차의 장점을 한 몸에 담았다.
우루스 / 사진=람보르기니
이러한 기술적 완성도는 이미 유럽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독일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터 운트 슈포르트’가 선정한 베스트 카로 이름을 올리는 등 주요 시상식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 모든 건 30년 전부터 계획됐다
람보르기니의 SUV 도전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 뿌리는 1986년 브뤼셀 모터쇼에 등장했던 전설적인 모델 ‘LM002’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UV는 실용적인 작업차 이미지가 강했지만, 람보르기니는 슈퍼카의 심장을 이식하는 대담한 시도를 감행했다.
전설적인 모델 ‘쿤타치’의 5.2리터 V12 엔진을 장착한 LM002는 450마력의 힘으로 험준한 지형을 돌파했다. 실내는 고급 가죽과 우드 트림으로 마감하고, 당시로서는 첨단 사양인 하이파이 오디오와 에어컨을 탑재해 럭셔리 SUV의 기준을 제시했다.
1992년까지 301대만 한정 생산된 LM002의 유산은 오늘날 우루스로 이어졌다. 슈퍼카 DNA를 가진 실용적인 차라는 개념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람보르기니의 청사진에 있었던 셈이다.
데일리 슈퍼카, 이제는 패밀리카까지 넘본다
우루스 SE의 등장은 ‘슈퍼카는 불편하다’는 오랜 편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넉넉한 뒷좌석과 충분한 적재 공간은 주말 가족 여행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3억 원이 넘는 가격표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는 과거 람보르기니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변화다.
출퇴근길에는 조용한 전기차처럼, 주말에는 800마력의 야수로 변신하는 두 얼굴을 가졌다. 트랙에서의 짜릿한 주행 감각과 일상의 편안함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에게 우루스 SE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람보르기니는 우루스 SE를 통해 고성능과 실용성, 그리고 전동화 시대의 흐름까지 모두 잡으며 슈퍼 SUV 시장의 미래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