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美 IIHS 테스트, 프리미엄 브랜드 줄줄이 ‘쓴맛’ 본 이유
가족용 SUV 구매 예정이라면 꼭 봐야 할 충돌 평가 최신 결과
< 2026 테슬라 모델 Y 충돌 테스트, 출처 : IIHS >
신차 구매 시 안전성은 디자인이나 성능만큼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가족과 함께 타는 차라면 사고 시 탑승자 보호 능력이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신형 SUV 7종의 충돌 안전 평가 결과는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기아, 테슬라는 물론 BMW, 렉서스 등 유명 브랜드 모델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최고 안전 등급을 받은 차량은 단 두 대에 불과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명성이 반드시 최고 수준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이 배경에는 이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진 IIHS의 새로운 평가 기준이 자리 잡고 있다.
< 2027 기아 텔루라이드 충돌 테스트, 출처 : IIHS >
프리미엄 명성이 무색해진 까다로운 시험
이번 평가에서 많은 차량이 고배를 마신 이유는 명확하다. IIHS가 최근 강화한 ‘전면 부분 충돌(Moderate overlap front)’ 테스트의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시속 약 64km로 차량 전면의 40%를 변형 가능한 장벽에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과거와 달리 뒷좌석 승객의 안전 평가 비중을 대폭 높였다.
이 기준에 따라 BMW 3시리즈와 i4, 렉서스 IS 등 이름난 프리미엄 모델들조차 최고 등급 획득에 실패했다. 평가 결과를 보면 이들 차량은 앞좌석에 비해 뒷좌석 탑승객이 충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사들이 앞좌석 안전 기술에 집중하는 동안 뒷좌석 보호 장치 개선은 상대적으로 더뎠던 결과다.
< 2027 기아 텔루라이드 충돌 테스트, 출처 : IIHS >
GMC 캐니언 픽업트럭과 토요타 크라운 시그니아 역시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최고 등급 거머쥔 의외의 두 주인공
깐깐해진 시험을 모두 통과하고 최고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한 차량은 2027년형 기아 텔루라이드와 2026년형 테슬라 모델 Y였다. 두 SUV는 모든 충돌 평가와 충돌 방지 시스템 항목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Good)’를 기록하며 탁월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 7개 차량 충돌 테스트 결과, 출처 : IIHS >
테슬라 모델 Y는 안전벨트 경고 시스템 항목에서 ‘미흡(Marginal)’ 평가를 받았지만, 전반적인 탑승자 보호 능력은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기아 텔루라이드의 경우, 이번 최고 등급은 헤드라이트 성능이 개선된 2026년 6월 이후 생산 모델부터 적용된다.
이번 결과로 기아는 K4, 스포티지, EV9, 쏘렌토에 이어 텔루라이드까지 최고 안전 등급 목록에 추가하며 라인업 전반의 안전 기술력을 증명했다.
테스트 결과가 중요한 진짜 이유
물론 이번 평가에서 탈락한 5개 모델이 위험한 차라는 의미는 아니다. 시판되는 모든 차량은 기본적인 법규 안전 기준을 충족하며, 일반적인 사고에서 탑승자를 보호할 성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IIHS의 정교한 테스트는 일반 상황에서 드러나지 않는 미세한 취약점까지 찾아낸다.
IIHS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엄격한 평가 체계 덕분에 지금까지 약 5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충돌 테스트 결과가 단순히 등급을 나누는 수치를 넘어, 운전자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이다.
새 차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브랜드 이름값이나 디자인만 보기보다, 최신 IIHS 평가 결과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제조사들이 안전성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는 만큼, 출고 시점의 최신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이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