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 공개 후 양산 소식 없던 2세대 로드스터, 10월 실물 공개 앞두고 돌연 예약 재개
9년간 반복된 양산 연기, 이번엔 5만 달러 계약금부터 요구…팬들 기대와 불신 교차
테슬라가 9년째 양산이 미뤄지고 있는 2세대 로드스터의 사전 예약을 다시 시작했다. 2017년 첫 공개 이후 수차례 출시가 연기된 모델이다. 단순한 관심 등록이 아닌, 한화 약 7,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의 계약금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인다.
오는 10월 실물 공개 행사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기대감도 상당하다. 하지만 과거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전례 탓에, 이번에도 ‘희망 고문’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9년째 반복된 약속, 조건은 더 까다로워졌다
이번 예약 방식은 이전보다 조건이 한층 더 구체적이고 부담이 크다. 주문 즉시 5,000달러(약 700만 원)를 결제하고, 10일 이내에 나머지 4만 5,000달러(약 6,300만 원)를 추가로 송금해야 예약이 최종 확정된다. 사실상 차량 가격의 일부를 선납하는 구조다.
테슬라가 처음 약속했던 제원은 파격적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1.9초 만에 도달하고, 한 번 충전으로 1,000km를 주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지어 스페이스X의 냉가스 추진 기술을 이용해 제로백을 1초 미만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까지 공개했다.
문제는 이 약속이 현실화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당초 2020년으로 예정됐던 고객 인도는 2022년, 2024년을 거쳐 기약 없이 밀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먼저 요구하는 것은, 실제 양산이 또 지연될 경우 고객의 자금만 장기간 묶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파괴적 혁신이냐, 희망 고문이냐 엇갈리는 시선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불신으로 명확히 나뉜다. 모델S와 모델3로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꾼 테슬라의 저력을 믿는 이들은 로드스터 역시 슈퍼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9년의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약 창구를 들여다보는 이유다.
반면 반복된 약속 불이행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환불 정책이나 지연에 따른 보상 조건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7,000만 원이라는 큰돈을 먼저 지불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한번 지갑을 열 것인지, 9년간 이어진 지연의 역사를 교훈 삼아 신중하게 지켜볼 것인지 소비자들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