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국부펀드 인수 후 8,800억 원 투자 결정… ‘슈퍼카 명가’의 고집 꺾인 진짜 배경

페라리 푸로산게·람보르기니 우루스 정조준, 2028년 출시 목표



영국 슈퍼카 명가 맥라렌이 오랜 고집을 꺾었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4도어 SUV 개발을 공식 승인한 것이다. 맥라렌은 그간 “절대 SUV를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지켜온 브랜드로 유명했다.

경쟁사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각각 푸로산게와 우루스를 내놓으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동안에도, 맥라렌은 순수 미드십 슈퍼카 제조사라는 정체성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이런 급격한 방향 전환의 배경에는 아부다비 국부펀드의 인수가 자리 잡고 있다. 대주주가 바뀐 뒤 맥라렌의 사업 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셈이다.



8,800억 원 투입, 배경에 아부다비 자본 있었다



새 대주주 체제 아래 맥라렌은 영국 생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5억 파운드, 한화 약 8,8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단순히 신차 한 종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의 미래를 건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파워트레인 역시 순수 내연기관을 배제하고 V8 트윈터보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유력하다. 슈퍼카 브랜드다운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2028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는 만큼, 향후 몇 년간 프로토타입 테스트 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쟁 상대로는 페라리 푸로산게와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직접 지목된다.

정체성이냐 생존이냐,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맥라렌의 결정을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순수성을 지켜온 브랜드가 결국 시장 논리 앞에 무릎 꿇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랜 팬들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색깔이 희석되는 선택으로 비칠 수 있다.

반면 이는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라는 현실적인 평가도 상당하다. 실제로 람보르기니는 우루스 한 모델이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SUV 의존도가 높다. 슈퍼카 한 축에만 의존해서는 브랜드의 장기 존속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결국 모든 기업은 브랜드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과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맥라렌의 이번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2028년 시장이 직접 증명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