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넘는 거구에 888마력… 럭셔리 SUV 시장에 등장한 의외의 고성능 모델

113kWh 대용량 배터리, 16분 만에 80% 충전 가능한 기술적 배경

토르칼 측면 / 사진=벤틀리
토르칼 측면 / 사진=벤틀리


영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가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Torcal)’을 공개했다. 5m에 달하는 대형 SUV지만, 성능은 슈퍼카 영역을 넘본다. 조용하고 안락한 주행을 기대했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행보다.

고성능 모델인 ‘토르칼 S’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2.9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출력은 888마력(PS)에 이른다. 벤틀리가 전기차 시대의 서막을 열며 단순한 전동화가 아닌 ‘고성능’이라는 카드를 먼저 꺼내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벤틀리가 첫 전기차부터 성능에 집중한 배경



토르칼 실내 1열 / 사진=벤틀리
토르칼 실내 1열 / 사진=벤틀리


토르칼은 듀얼 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기본형 모델도 최고출력 821마력, 최대토크 1,194N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제로백 3.4초를 기록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km에서 제한된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출력이 888마력, 토크는 1,350Nm까지 치솟는다. 제로백은 2.9초로 단축되고 최고속도는 260km/h로 소폭 상승한다. 이는 단순히 외장 디자인 차이를 넘어, 직접 운전을 즐기는 소유주에게는 전혀 다른 차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충전 시간 16분, 럭셔리를 뒷받침하는 기술력



토르칼 전면 / 사진=벤틀리
토르칼 전면 / 사진=벤틀리




강력한 성능은 실용적인 기술이 뒷받침한다. 토르칼에는 113kWh 용량의 배터리와 800V 고전압 시스템이 탑재됐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기준 최대 600km다.

특히 최대 400kW의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6분에 불과하다. 단 7분 충전으로 161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도심 주행 편의성도 확보했다. 뒷바퀴가 최대 5도까지 조향되는 올 휠 스티어링 기능 덕분에 회전반경은 11.1m에 그친다. 별도의 안티 롤 바 없이 각 바퀴의 댐퍼가 능동적으로 차체 쏠림을 제어하는 풀 액티브 서스펜션도 기본 사양이다.

토르칼 실내 전경 / 사진=벤틀리
토르칼 실내 전경 / 사진=벤틀리


전기차 시대에도 벤틀리다움은 여전했다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동시에 벤틀리 고유의 감성을 유지했다. 대형 스크린으로 모든 것을 대체하는 대신, 물리 버튼과 금속 가공 장식인 널링, 불스아이 송풍구 같은 전통적인 요소를 남겼다.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최신 기술도 조화를 이룬다. 운전자가 차에 타면 안면 인식을 통해 시트, 스티어링 휠 등 개인화된 설정을 자동으로 불러온다. 만약 내 차고에 반복적으로 주차한다면, 그 동선을 기억해 자동으로 주차를 돕는 기능까지 갖췄다.

토르칼 전면 / 사진=벤틀리
토르칼 전면 / 사진=벤틀리


벤틀리 토르칼은 브랜드의 첫 전기차라는 상징성을 넘어, 제로백 2.9초와 16분 급속충전이라는 숫자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모델이다. 편안한 플래그십 SUV를 원하는지, 운전의 재미까지 추구하는지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명확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토르칼 후면 / 사진=벤틀리
토르칼 후면 / 사진=벤틀리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