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도파민 폭발’ 복수극으로 인기…일본판 리메이크로 열도 뒤흔들다
구글 재팬 올해의 검색어 1위 등극, 현지화 성공 비결은?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방송화면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방송화면




국내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도파민 폭발 복수극’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일본에서 리메이크되어 또 한 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원작의 인기를 발판 삼아 제작된 일본판이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K-콘텐츠의 새로운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

24일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한일 합작으로 제작된 ‘내 남편과 결혼해줘(일본판)’가 구글이 발표한 ‘2025년 올해의 검색어: 일본’에서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2위로 밀어낸 결과라 더욱 주목받는다.

오징어 게임도 제쳤다 日 열도 휩쓴 K복수극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포스터. tvN 제공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 포스터. tvN 제공


‘일본판 내남결’의 인기는 검색어 순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이후, 단 한 달 만에 역대 아마존 오리지널 드라마를 통틀어 일본 내 최다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도 ‘일본판 내남결’은 일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TV쇼 부문 연간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해당 부문 연간 TOP 10에 진입한 실사 드라마는 이 작품이 유일해, 애니메이션이 강세인 일본 시장에서 거둔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원작의 힘 통했다 현지화 전략 적중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날 살해당한 주인공 강지원(박민영 분)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들에게 되갚아주는 통쾌한 복수극을 그렸다.

국내에서도 첫 방송 시청률 5.2%로 시작해 마지막 회에서는 12.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하며 역대 tvN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일본판 내남결’은 이러한 탄탄한 원작 서사에 일본 현지의 정서와 문화를 섬세하게 녹여낸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CJ ENM 재팬과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을, 일본의 유서 깊은 제작사 쇼치쿠가 제작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 코시바 후우카와 사토 타케루가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일본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 포스터.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일본판 ‘내 남편과 결혼해줘’ 포스터. 스튜디오드래곤 제공


K콘텐츠의 새로운 성공 모델 제시



이번 성공은 단순히 한국 드라마를 수출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기획·제작 역량과 원천 IP(지식재산권)가 해외 현지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콘텐츠 업계의 한 전문가는 “완성된 작품을 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제작사와 협력해 IP를 재창조하는 방식이 새로운 성장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 현지 시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한국판과 일본판의 인물, 연출, 각색 등을 비교하며 뜨거운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성공이 K-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