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허락 없이 마음대로 편집해 사용... 저작권법 위반 혐의 수사
방송사 측 “외주 제작사 문제” 해명에도 싸늘한 시선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KBS Joy의 간판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무엇이든 물어보살’이 장기간 음원을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시청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던 보살들이 정작 자신들의 법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모양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최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KBS N과 제작사 미스틱스토리 대표이사 등을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이 론칭된 지난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무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특정 음원을 원작자의 허락 없이 오프닝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작자 동의 없는 임의 편집이 화근



문제가 된 곡은 2013년 방영된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OST 수록곡인 ‘가랑가랑’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제작진은 단순히 원곡을 방송에 내보낸 것을 넘어, 저작권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곡을 임의로 편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곡의 일부분을 잘라내고 다른 음원과 이어 붙이는 식의 ‘개작’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단순 사용보다 저작인격권 침해 소지가 큰 사안이다.

원작자 이모 씨는 지난해 2월 이 사실을 인지하고 문제를 제기했다. 무려 6년 동안 자신의 창작물이 변형되어 방송 시그널로 쓰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KBS N 측은 “해당 프로그램은 외주 제작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제작사인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분쟁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조심스럽다”며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방송사 책임론과 프로그램의 미래



제작진은 원작자의 항의 이후 오프닝 음악을 교체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송출된 방송분의 ‘다시보기’ 서비스, VOD, 온라인 클립 영상 등은 여전히 유통되고 있어 저작권 침해 상태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방송사 측이 외주 제작사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방송 송출의 최종 책임자인 방송사가 저작권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은 선녀 보살 서장훈과 동자 이수근이 꽉 막힌 속을 뚫어준다는 콘셉트의 상담 예능이다. 2019년 첫 방송 이후 독특한 분장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KBS Joy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사연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의 고민 상담소로도 활용되며 높은 화제성을 유지해왔다. 특히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짧은 클립 영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번 음원 저작권 이슈가 향후 프로그램 이미지에 어떤 타격을 줄지 방송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