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 미니시리즈의 부진을 끊어낸 ‘은애하는 도적님아’.
남지현과 문상민의 열연부터 넷플릭스 동시 공개 전략까지, 흥행 비결을 파헤쳐 본다.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방송화면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방송화면


KBS 주말 미니시리즈가 오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마침내 웃었다. 그 중심에는 최근 7%대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둔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있다. 연이은 흥행 실패로 침체됐던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킨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단순한 행운이 아닌, 치밀하게 계산된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장르의 힘,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읽은 영리한 플랫폼 전략이다.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본다.

연이은 실패의 고리를 끊어내다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포스터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포스터


최근 KBS 2TV의 토일 미니시리즈는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작인 ‘트웰브’는 8%대로 시작해 2%대로 추락했고, ‘운수 좋은 날’과 ‘마지막 썸머’ 역시 각각 최고 시청률 5.1%, 2.7%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달랐다. 첫 방송 4.3%로 시작해 5회 만에 7%를 돌파했고, 이후 급격한 하락 없이 6~7%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비록 8%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인 시청률로 ‘믿고 보는’ 주말극의 명성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사극 로맨스에 영혼 체인지 한 스푼



‘은애하는 도적님아’의 흥행에는 청춘 사극 로맨스라는 장르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이는 전통 사극의 묵직함을 선호하는 중장년층과 로맨스 장르를 즐기는 젊은 층을 동시에 공략하는 효과를 낳았다.

여기에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바뀐다는 독특한 설정은 극의 활력을 더했다. 낮에는 의녀, 밤에는 의적으로 활동하는 홍은조(남지현 분)와 그를 쫓는 도월대군 이열(문상민 분)이 위기의 순간마다 영혼이 뒤바뀌며 벌어지는 소동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스틸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스틸


남지현과 문상민의 완벽한 시너지



배우들의 호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8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남지현은 의녀 홍은조와 의적 길동, 그리고 이열의 영혼이 들어간 모습까지 1인 다역에 가까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역시 남지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와 호흡을 맞춘 문상민의 활약도 눈부셨다. 문상민은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 가득한 이열 캐릭터를 깊이 있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애틋하고도 코믹한 로맨스 호흡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TV와 넷플릭스 두 마리 토끼 잡은 전략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KBS 본방송과 넷플릭스 동시 공개라는 영리한 전략을 택했다. 이 전략은 안방극장 시청자들은 물론, OTT 플랫폼에 익숙한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드라마는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에 오르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TV 시청률과 온라인 화제성을 모두 잡은 이 같은 성공 사례는 향후 드라마 제작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첫 토일 미니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마친 KBS가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