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이민정 내세우고도 흥행 참패… 주연 배우 ‘리스크’ 못 넘었다
공개 직후 “촌스럽다” 혹평 쇄도, 티빙 오리지널의 씁쓸한 퇴장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 스틸컷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 스틸컷




화려한 캐스팅과 제작비로 기대를 모았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가 주연 배우의 치명적인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한 채 씁쓸하게 퇴장했다. 촬영 종료 후 3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왔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12일 OTT 통합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드라마 ‘빌런즈’는 지난 8일 최종화가 공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간 OTT 트렌드 랭킹에서 전체 26위에 머무르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사 플랫폼인 티빙 내부 순위에서조차 10위에 그치며, 사실상 흥행 참패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화려한 라인업도 구해내지 못한 ‘작품의 운명’


‘빌런즈’는 제작 단계부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초정밀 위조지폐인 ‘슈퍼노트’를 둘러싼 악인들의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더불어 유지태, 이민정, 이범수, 곽도원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기 때문이다. 유지태는 천재적인 범죄 설계자 역을, 이민정은 위조지폐 아티스트로 변신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라인업도 주연 배우 곽도원이 초래한 악재를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품은 이미 2022년에 모든 촬영을 마쳤으나, 같은 해 9월 곽도원이 제주도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면서 공개 시점이 무기한 연기되는 시련을 겪었다. 당시 곽도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를 훌쩍 넘는 0.158%였으며, 이 사건으로 그는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3년의 공백, 트렌드 놓친 ‘올드함’


가장 큰 문제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해버린 시청자들의 눈높이였다. 범죄 스릴러 장르 특성상 속도감과 세련된 연출이 생명임에도 불구하고, 공개 지연으로 인해 “전개가 답답하다”, “설정이 다소 촌스럽고 올드하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창고에 묵혀있던 콘텐츠가 갖는 시의성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제작진은 곽도원의 분량을 예고편과 포스터에서 전면 삭제하는 등 ‘흔적 지우기’에 안간힘을 썼으나, 극의 중심을 이끄는 주연 배우의 비중상 본편에서의 등장은 불가피했다. 시청자들은 논란을 일으킨 배우가 화면에 등장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꼈고, 이는 곧 시청 이탈로 이어졌다.

복귀 시도했으나… 싸늘한 여론


곽도원 측은 작품 공개 직후 소속사를 통해 “지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말보다는 삶으로 증명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음주운전이라는 중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사과문 한 장으로 돌아선 팬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두고 “주연 배우의 개인적 일탈이 수많은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의 노력이 담긴 작품 전체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티빙은 이번 ‘빌런즈’의 부진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작 드라마들이 주연 배우 리스크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제작사들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강화가 더욱 절실해진 시점이다.

배우 곽도원. 영화 ‘강철비’ 스틸컷
배우 곽도원. 영화 ‘강철비’ 스틸컷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 포스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 포스터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