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할 때 생성되는 1급 발암물질, 대장 세포 유전자 직접 파괴

끓는 물에 1분만 데쳐도 독소 70% 제거…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

한국인이라면 으레 멸치볶음의 높은 나트륨이나 장조림의 단짠 양념을 건강의 적으로 여긴다. 많은 이들이 대장 건강을 위해 이런 반찬을 경계하지만, 전문가들은 진짜 위험은 다른 곳에 있다고 지목한다. 매일의 식탁에서 무심코 집어 먹던 반찬이 실제로는 대장암의 씨앗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 : 스팸,소시지,어묵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스팸,소시지,어묵
멸치볶음이나 장조림보다 훨씬 치명적이며, 대장 점막 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된 것은 바로 가공육과 일부 건어물 볶음이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팸, 비엔나소시지, 어묵, 그리고 기름과 설탕에 볶아낸 진미채가 그 주인공이다. 건강식이라는 오해 속에 소비되던 이들 반찬이 어떻게 대장 건강을 위협하는지 그 과정은 구체적이다.

가열하는 순간 독소로 변하는 이유

사진 : 스팸,소시지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스팸,소시지
가장 큰 문제는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 반응에 있다. 스팸이나 소시지, 어묵 등에는 보존과 발색을 위해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된다. 이 성분 자체보다 위험한 것은 고온과 만났을 때다.
기름을 두른 팬에서 이들 가공식품을 굽거나 볶으면 아질산나트륨이 식품 속 단백질 성분인 ‘아민’과 결합한다. 이 과정에서 ‘니트로사민’이라는 강력한 1급 발암물질이 대량 생성된다. 이 독소는 소화기관을 거쳐 대장에 도달해 상피세포의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고 파괴하며 용종과 암세포의 시작점이 된다.

세포의 정상적인 사멸 시스템마저 무력화시켜 비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부추긴다. 이것이 바로 대장 용종이 악성 종양으로 커가는 핵심 과정이다.

달고 짠 양념이 장벽을 무너뜨린다

사진 : 진미채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진미채
진미채나 어묵 볶음에 사용되는 고농축 당분과 기름의 조합도 문제다. 물엿, 설탕, 식용유가 뒤섞인 양념은 대장 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유익균은 죽고 유해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유해균이 뿜어내는 독성 물질은 대장 점막 세포 사이의 단단한 결합을 느슨하게 만든다. 결국 장벽에 미세한 구멍이 뚫리는 ‘장 누수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뚫린 장벽을 통해 소화되지 않은 독소와 세균 등이 혈관으로 침투한다.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진 염증 물질은 전신 건강을 위협하고, 대장 조직을 만성적인 염증 상태로 몰아넣는다.
사진 : 어묵 볶음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어묵 볶음


독소 피하는 조리법은 따로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을까. 다행히 간단한 조리법 변경만으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소시지나 스팸, 어묵 같은 가공 반찬은 요리 전 끓는 물에 최소 1분 이상 데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방법만으로도 아질산나트륨과 기름기 등 유해 물질을 70% 이상 제거할 수 있다.
사진 : 끓는 물 / unsplash.com
사진 : 끓는 물 / unsplash.com
진미채 같은 건어물은 기름에 볶는 대신 찜기에 살짝 쪄서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좋다. 이후 들기름, 다진 마늘, 간장을 최소한으로 사용해 가볍게 무쳐내면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식사 시에는 데친 양배추나 브로콜리, 올리브유에 익힌 토마토와 마늘을 곁들여 장내 유익균의 먹이를 공급해주는 습관이 중요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