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흔해서 무시했던 식재료의 배신, 조리법 하나로 효능이 달라진다

생마늘과 흑마늘, 언제 어떻게 먹어야 약이 될까

암 예방에 좋다는 음식 목록은 차고 넘친다. 사람들은 흔히 브로콜리나 블루베리처럼 이름부터 건강한 ‘슈퍼푸드’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정작 한국인 밥상에 거의 매일 오르면서도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식재료가 있다.

너무 흔하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식재료의 항산화 능력에 주목한다. 특유의 강한 향과 매운맛 속에 암세포가 싫어하는 핵심 성분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이 식재료의 효능이 조리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영양 섭취의 관건인 셈이다.

흔한 식재료 마늘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사진 : 마늘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마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마늘이다. 마늘은 찌개, 볶음, 무침 등 사실상 모든 한식에 들어가는 기본 향신 채소다. 마늘 없는 한식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마늘이 건강 식품으로 꾸준히 언급되는 이유는 조직이 파괴될 때 생성되는 특정 성분 때문이다. 마늘을 자르거나 으깨면 그 안에 있던 ‘알리인’이 ‘알리나아제’ 효소와 만나 ‘알리신’으로 변한다. 이 알리신이 마늘 특유의 매운맛과 향을 내는 주범이자,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핵심 물질이다.

효능 극대화하는 조리법은 따로 있었다

사진 : 다진 마늘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다진 마늘


마늘의 알리신 성분을 온전히 얻으려면 조리 전 ‘기다림’이 필요하다. 마늘을 다지거나 으깬 뒤 바로 뜨거운 불에 올리지 말고, 상온에서 5~10분가량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알리신이 충분히 활성화될 시간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사진 : 마늘 / unspalsh.com
사진 : 마늘 / unspalsh.com
요리 과정에서도 세심함이 요구된다. 마늘은 기름에 볶을 때 금방 갈색으로 변하며 쓴맛을 낸다.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풍미를 살리려면, 약한 불에서 천천히 향을 내거나 타기 직전에 다른 재료를 넣어 온도를 낮추는 편이 낫다.

몸에 좋다는 말만 믿고 생마늘을 한 번에 많이 먹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위가 약한 사람이 빈속에 생마늘을 먹으면 위벽을 자극해 심한 속쓰림이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생마늘이 부담스럽다면 흑마늘이 대안

사진 : 흑마늘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흑마늘


생마늘의 강한 아린 맛과 향이 부담스럽다면 흑마늘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흑마늘은 생마늘을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자극적인 매운맛은 사라지고 캐러멜 같은 단맛과 쫀득한 식감이 생긴다.

숙성 과정에서 S-아릴시스테인 등 새로운 항산화 성분이 생성되거나 기존 성분 함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마늘보다 위장 자극이 덜해 간식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 : 흑마늘 진액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흑마늘 진액


다만 시중에서 파는 흑마늘 진액이나 농축액 제품을 고를 땐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건강을 위해 먹는 제품이지만, 단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 등 첨가당이 다량 함유된 경우가 적지 않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마늘과 흑마늘이 항산화 성분을 챙기기 좋은 식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항암 식품’이라는 표현은 맹신해선 안 된다. 특정 음식 하나만으로 암세포를 없애거나 암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는 현대 의학의 영역이다.
사진 : 마늘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마늘
결국 마늘은 균형 잡힌 식단에 풍미를 더하면서 채소 섭취를 돕는 훌륭한 조력자다. 암을 막아주는 약처럼 기대하기보다,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며 매일의 식탁에 꾸준히 올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건강 관리법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