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면 면역력 떨어지는 건 상식,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몸속 만성 염증 수치 높이고 호르몬 교란… ‘이 시간’ 못 지키면 위험

사진 : 수면 부족 / unsplash.com
사진 : 수면 부족 / unsplash.com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 피곤한 것으로 끝난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수면 부족이 장기간 이어지면 문제는 달라진다. 특히 60대 이후라면 매일 반복되는 수면 습관이 면역 기능과 호르몬 분비, 만성 염증 등 몸속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이 낮은 사람에게서 일부 암 발생 위험이 높게 관찰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면 부족이 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 변화가 위험을 높이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피로감으로 넘길 일이 아닌 셈이다.

멜라토닌 분비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사진 : 수면 불규칙  / unsplash.com
사진 : 수면 불규칙 / unsplash.com
우리 몸은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깨도록 설계된 생체시계를 따른다. 밤늦게까지 깨어 있거나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면 이 리듬이 흔들린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 분비다.

멜라토닌은 잠을 유도할 뿐 아니라 세포의 성장과 회복 과정에도 관여한다. 수면 부족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줄면 정상 세포 조절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면서 혈압과 혈당 관리까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면역 체계가 비정상 세포를 놓치는 이유

잠을 자는 동안 면역 체계는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T세포를 비롯한 면역세포 활동이 조절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비정상 세포를 감시하는 기능도 수면의 영향을 받는다. 하룻밤을 새우는 습관이 반복되면 면역계의 회복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지속적인 수면 부족은 T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곧 감염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면역 기능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60대 이후에는 수면 부족까지 겹치면 건강 관리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암세포가 좋아하는 만성 염증 환경이 만들어진다

사진 : 수면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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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은 체내 염증 반응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실제로 수면 시간을 며칠만 줄여도 인터루킨-6, C반응성단백질(CRP) 같은 염증 관련 지표가 상승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이런 변화가 만성적으로 반복되면 문제가 된다.

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환경은 세포 손상을 유발하고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물론 수면은 암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흡연, 음주, 비만 등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중요한 생활 습관 요소로 봐야 한다.

성인은 하루 평균 7시간 안팎의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주말에 몰아서 자기보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이다. 만약 밤마다 7시간 이상 누워 있어도 자주 깨거나 심한 코골이, 숨이 멎는 증상이 있다면 수면의 질을 의심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버티기보다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