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라톡신·쿠쿠르비타신과 식재료 변질 신호
된장·견과류 보관법과 이상 반응 대처

냉장고를 정리하다 된장 표면의 곰팡이나 견과류에서 나는 묵은 기름 냄새를 발견하면, 변한 부분만 덜어내고 익혀 먹으려는 경우가 있다. 충분히 끓이거나 볶으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미생물과 미생물이 만들어 낸 독소는 가열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다. 식재료의 겉모습과 냄새, 맛이 평소와 달라졌다면 조리법보다 먼저 살펴야 할 신호가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충분한 가열로 줄어들 수 있지만, 이미 생성된 독소는 남을 수 있다. 특히 일부 곰팡이독소는 열에 비교적 강해 가정에서 흔히 하는 끓이기나 볶기만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냉장고에 오래 둔 식품을 손질할 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변질된 부분만 걷어내고 조리하는 방식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된장 표면의 낯선 곰팡이

사진 : 된장 표면 곰팡이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된장 표면 곰팡이
된장은 발효식품이라 표면에 보이는 모든 흰 막이 유해한 곰팡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보관 중 평소와 다른 곰팡이가 퍼지거나 냄새가 달라졌다면 섭취를 멈추는 편이 안전하다.
일부 곰팡이는 아플라톡신을 만들 수 있다. 이 독소는 일반적인 가열 조리에도 상당히 안정적이므로, 곰팡이가 보이는 윗부분만 걷어낸 뒤 찌개에 넣는 방법으로 안전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장기간 노출은 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견과류의 냄새와 보관 환경

사진 : 곰팡이에 오염된 견과류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곰팡이에 오염된 견과류


땅콩이나 호두, 아몬드는 습기가 많거나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품질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곰팡이에 오염된 견과류는 아플라톡신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마른 팬에 다시 볶는다고 독소가 충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곰팡이가 보이거나 오래된 기름 냄새가 나면 맛을 봐서 확인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낫다. 산패는 곰팡이 오염과 다른 현상이지만, 평소와 다른 냄새는 식품 상태가 변했다는 신호다.
사진 : 견과류 밀폐용기 보관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견과류 밀폐용기 보관
견과류를 한 번에 많이 사두는 편이라면 습기와 열을 피하고 밀폐 용기에 담아 제품 표시 사항에 맞춰 보관해야 한다. 개봉한 된장도 물기 없는 깨끗한 도구로 덜고, 사용 뒤 뚜껑을 닫아 두는 습관이 변질을 줄인다.

애호박에서 느껴지는 강한 쓴맛

곰팡이독소와 달리 애호박의 쓴맛은 식물 자체의 성분과 관련될 수 있다. 호박을 비롯한 박과 식물에는 쿠쿠르비타신이 들어 있으며, 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 평소와 다른 강한 쓴맛이 난다.
쿠쿠르비타신은 많이 섭취하면 구토와 복통, 설사를 일으킬 수 있고 일반적인 조리로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다. 한 입 먹었을 때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쓰다면 더 먹지 말고 남은 음식도 폐기해야 한다.
사진 : 애호박 변질 확인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애호박 변질 확인
애호박은 신선할 때 조리하고, 이상한 쓴맛이 느껴지면 끓이거나 양념을 더해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의심되는 음식을 먹은 뒤 심한 구토나 복통, 설사가 나타나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리 후의 안전성보다 변질 징후를 알아차리고 섭취를 중단하는 판단이 우선이다.

정용호 기자 jdragon@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