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신’ 은현장, ‘가세연’ 대표됐다
“김세의 월급 0원 만들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사진=은현장 유튜브, 연합뉴스TV 뉴스 캡처
사진=은현장 유튜브, 연합뉴스TV 뉴스 캡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장사의 신’으로 알려진 은현장 씨가 지분 50%를 확보한 뒤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자신을 올렸고, 김세의 씨 급여를 0원으로 만드는 안건까지 통과시킨 것이다. 극우 성향으로 논란이 많던 가세연이 단숨에 온라인 쇼핑 채널로 성격을 바꾸며 구독자 102만 명을 보유한 대형 채널의 향방에도 큰 변화가 예고됐다.

은현장은 지난해 11월 28일 가세연 발행주식 4만 주 가운데 절반인 2만 주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이 지분은 본래 공동 창립자 강용석 변호사가 2023년 5월 제3자에게 매각했던 물량으로 알려졌다. 지분을 확보한 은현장은 곧바로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16일 주총이 열리게 됐다. 그 자리에서 은 씨는 자신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고, 김세의 급여를 0원으로 하는 안건까지 상정해 통과시켰다.

사진=은현장 유튜브
사진=은현장 유튜브
주총 결과를 은현장은 자신의 채널 ‘장사의 신’을 통해 직접 공유했다. 그는 “결국 제가 원한 대로 다 됐다. 김세의 해임은 법원의 심판으로 가겠지만, 모든 안건은 원하는 대로 통과됐다”며 “김세의 월급은 0원으로 만들었고, 대표이사로 은현장을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또 “곧 가로세로장사연구소 대표이사 장사의 신 취임 공지를 드리겠다”며 사실상 경영권 장악을 선언했다.

주총 이후 가세연의 콘텐츠는 즉각적으로 변했다. 지난 18일에는 ‘[리한밥상] 김치찜 & 떡갈비’ 영상이, 다음 날에는 ‘[리한밥상] 함흥비빔냉면’ 소개 영상이 올라왔다. 정치적 색채가 짙던 채널은 하루아침에 상품 판매와 홍보를 전면에 내세운 온라인 쇼핑 채널로 성격을 전환했다. 기존 시청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라는 반응을 보였고, 일각에서는 “극우 채널이 장사의 장으로 바뀌었다”며 차라리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도 나왔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4년 11월 13일, 가세연 측은 법인 명의 계좌가 가압류됐다고 밝혔다. 은현장은 자신의 채널에서 “가세연 1억 2,000만 원 통장 압류돼서 긴급 라이브를 열었다”며 “압류 풀면 또 압류하겠다. 민사 손해배상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 씨에 따르면 가세연이 후원받는 통장 6개에 대한 가압류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고, 청구액은 1억 2,000만 원에 달했다. 그는 “가세연 측이 통장을 새로 만들면 법원에 계속 소명해 추가 가압류를 진행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김세의 대표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대한민국 법이 이렇게 황당하다”며 “오늘부터 가세연 통장은 모두 압류된 상태라 사무실 임대료와 카드 결제 등 모든 활동이 막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반드시 가세연이 이길 재판임에도 가압류가 진행됐다”며 은현장을 향해 “지옥에나 떨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은현장은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치킨 프랜차이즈를 200억 원에 매각하며 ‘성공 신화’로 불렸던 인물이다. 유튜브와 방송에 진출해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매각 대금의 진위 논란, 카페 조회수 조작 의혹, 밀키트 식품 표기법 위반 논란 등으로 올해 초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다시 가세연 경영권을 두고 전면에 등장하면서 양측 갈등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가세연의 행보가 쇼핑 채널화로 굳어질지, 아니면 법원의 판결과 추가 분쟁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