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결국 원래대로…친구탭 논란 6일 만에 ‘복귀’ 선언
카톡 개편 실패, 이용자 요구에 결국 굴복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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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의 대대적인 개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카카오톡이 결국 이용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한발 물러섰다. 업데이트를 단행한 지 불과 6일 만에 기존 ‘친구 목록’ 중심의 화면 구성을 사실상 복원하기로 한 것이다.

카카오는 29일 “업데이트 이전의 친구 목록을 카카오톡 친구탭 첫 화면으로 되돌리고, 기존의 격자형 피드 게시물은 ‘소식’ 메뉴를 통해 선택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영역이 바로 친구탭이었다. 기존에는 친구들의 프로필과 상태 메시지가 목록 형태로 정리돼 있었지만, 이번 개편 이후에는 친구들의 프로필 변화가 사진 피드 형식으로 크게 노출되고, 광고까지 삽입돼 사용 피로도를 높였다.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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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메신저 앱을 SNS 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담아낸 변화였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이용자들은 “더 이상 메신저가 아니다”, “인스타그램을 왜 카톡에서 보느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별점 1점 리뷰가 줄을 이었고, “업데이트를 롤백해 달라”는 요청이 폭주했다. 일각에서는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까지 공유하며 사실상 이용자 저항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폭발한 이유는 단순한 불편함 때문만이 아니다. 사용자들은 “대화를 위한 앱이 아닌 수익 창출 플랫폼으로 변질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피드 사이 광고 노출과 숏폼 콘텐츠 기능이 강화되면서 카카오가 본래의 메신저 정체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앱 분석 결과, 이용자 불만 중 42%가 ‘전체 업데이트 불만’, 19%가 ‘UI·디자인 불편’, 10%가 ‘친구 목록 및 프로필 관련 문제’였으며, 광고 삽입에 대한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카카오는 이용자 요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친구탭의 피드형 UI를 선택 옵션으로 변경하고, 기존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올해 4분기 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 측은 “완전한 롤백은 아니다”라며, 피드형 구조 자체는 유지하되 이용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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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단순 메시지 앱에서 SNS 기반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전략과 이용자들이 원하는 ‘도구로서의 메신저’ 사이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SNS가 빠르게 진화하는 가운데 카카오 역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지만, 이용자 경험을 무시한 급격한 변화는 반드시 반발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이번 친구탭 논란 외에도 숏폼 콘텐츠와 관련해 미성년자 보호 절차를 강화하고, UX·UI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예정된 AI 업데이트는 예정대로 진행하며, 챗GPT 연동 대화 기능과 자체 AI ‘카나나’를 활용한 검색·일정 추천 기능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