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사형 구형
30년 만에 전직 대통령 최고형 요구
외신도 주목 “한국, 사실상 사형 폐지국” 분석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특별검사팀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한 사형 구형은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재판 이후 30년 만으로, 헌정 질서 파괴 책임을 둘러싼 사법적 판단이 어디까지 미칠지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반국가 활동’으로 규정하며,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본질적으로 침해한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다. 특검은 계엄 선포가 단순한 정치적 판단이나 통치 행위의 범주를 벗어나,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에 군 병력이 투입된 상황과 국가 기능 전반에 미친 충격을 들어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중대한 헌법 파괴”라고 평가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영상 캡처
특검의 최종 의견 진술을 맡은 박억수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으며, 감경할 사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무기금고로 한정된 상황에서, 최저형을 선택할 근거가 없다는 논리다. 특검은 사형 구형의 의미를 단순한 형벌 집행 차원이 아닌,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헌법 수호 의지를 선언하는 상징적 판단으로 설명했다.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는 계엄의 기획·실행 과정에서 공직 엘리트들이 수행한 역할과 책임의 무게를 반영한 구형이라는 게 특검의 설명이다.
사진=뉴스특보 화면 캡처
■ 외신 긴급 보도…“사형 집행 가능성은 낮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 소식은 주요 외신을 통해서도 긴급 뉴스로 타전됐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 등은 한국에서 내란죄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중범죄라는 점을 전하며, 1980년대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치적 혼란을 불러온 사건으로 평가했다. 다만 한국이 1997년 이후 사실상 사형 집행을 중단한 ‘사형 폐지국’에 가깝다는 점을 들어, 실제 집행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와 BBC 등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에도 사형이 선고됐지만 이후 감형과 사면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외신들은 다음 달 예정된 1심 선고에서 재판부가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선택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사진=뉴스특보 화면 캡처
재판부는 변호인단의 최후 변론과 피고인 최후 진술을 끝으로 1심 심리를 마무리하고, 선고기일을 2월 19일로 지정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사법 절차의 첫 결론이 임박하면서, 이번 판결이 한국 민주주의와 권력 책임의 기준을 어디에 설정할지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