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이 꼽은 연말정산 최다 실수는?
‘부양가족 공제’ 잘못 넣었다가 가산세 폭탄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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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 직장인들의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커진다. 환급을 받으면 ‘13월의 월급’이 되지만, 작은 착오 하나로 가산세 통지를 받으면 ‘세금 폭탄’이 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홈택스 간소화 서비스를 개통하고 ‘연말정산 미리보기’까지 제공하는 이유도, 해마다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중 국세청 직원이 꼽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의외로 복잡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공제 항목인 부양가족 공제(인적공제)에서 발생한다.

■ 최다 실수 1위 ‘부양가족 공제’…작년 그대로 넣었다가 가산세

국세청 원천세과 이지연 조사관은 연말정산에서 직장인들이 가장 헷갈리거나 실수하는 지점으로 부양가족 공제를 지목했다. 기본공제는 본인을 포함해 부양가족 1인당 150만원씩 과세소득에서 공제되는 만큼 절세 효과가 크다. 하지만 ‘작년에도 했으니 올해도 되겠지’라는 관성 때문에, 자격 요건을 놓치고 공제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올해부터 홈택스 간소화 화면에서 ‘소득 기준 초과 부양가족 명단’을 더 정교하게 안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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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 100만원’의 함정…양도소득까지 포함될 수 있다

부양가족 공제의 핵심은 소득 요건이다. 부모나 자녀, 형제·자매를 공제 대상으로 올리려면 해당 가족의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다만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 500만원 기준이 적용된다. 문제는 ‘소득’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점이다. 근로소득뿐 아니라 사업소득, 기타소득, 인세 같은 수입은 물론 양도소득까지 포함될 수 있다. 예컨대 부모가 땅을 팔아 양도소득이 발생했는데 이를 자녀가 모르고 그대로 공제에 반영했다가, 추후 점검에서 소득 기준 초과가 확인되면 공제 자체가 부인될 수 있다. “전년도 공제내역을 그대로 불러오기 하지 말고, 새해 인사 겸 근황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 배경이다.

■ 남매가 병원비 나눠 냈어도, 공제는 ‘한 사람’만 가능

중복 공제도 대표적인 실수 유형이다. 실제 사례로는 남매가 소득이 없는 아버지의 병원비를 나눠 부담하고, 각각 의료비 세액공제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직관적으로는 “내가 낸 만큼 각자 공제받을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칙은 다르다. 의료비·교육비·보험료·기부금 등은 기본공제를 받는 사람(부양가족을 인적공제로 올린 사람)만 공제할 수 있다. 결국 남매 중 아버지 기본공제를 적용하는 1명만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협의가 가능하다면, 부모 기본공제를 받는 자녀 명의의 카드로 병원비를 결제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 이혼했다면 기준은 12월 31일…“6개월 살았는데 왜 안 돼?” 오해

배우자 공제 역시 ‘기준일 착각’으로 실수가 잦다. 예를 들어 연중에 이혼했더라도, 함께 산 기간이 있었으니 공제가 가능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배우자 기본공제는 12월 31일 기준 법적으로 부부 관계가 유지돼야 적용된다. 여름에 이혼했다면 그해 배우자 공제는 받을 수 없다. 반대로 1월 중순에 이혼했다면 전년도 12월 31일 기준으로는 부부였기 때문에, 전년도 공제 요건은 충족할 수 있다. 다만 이혼 후 상대 배우자가 소득·지출 자료 제공 동의를 해제하면, 자료 확인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절차 관리도 필요하다.


사진=홈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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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택스가 ‘틀릴 공제’를 먼저 걸러준다…AI 상담·누락 신고도 활용

국세청은 실수 예방을 위해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공제자료를 대폭 확충하고, 안내 기능도 강화했다. 올해 제공 자료는 기존 42종에서 3종이 추가돼 총 45종이다. 발달재활서비스 이용증명, 장애인활동지원급여 본인부담금 자료가 새로 포함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기관을 방문해야 했던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이후 수영장·체력단련장 이용료 가운데 문화체육 사용분에 대한 증빙도 확인할 수 있어, 공제 항목을 놓치는 사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담 체계도 ‘대기 줄’이 아니라 ‘즉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국세청은 24시간 이용 가능한 AI 전화 상담(126번) 품질을 개선했고, 홈택스를 통한 생성형 AI 챗봇 상담도 시범 운영한다. 간소화 자료는 15일 개통되며, 영수증 발급기관의 추가·수정 제출분을 반영한 최종 확정 자료는 20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의료비가 조회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면 17일까지 ‘조회되지 않는 의료비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다만 간소화 서비스에 뜬 자료가 ‘자동으로 공제 확정’은 아니다. 간소화는 발급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보여주는 참고자료이며, 공제 요건 충족 여부는 근로자가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공제 대상이 아닌 항목을 포함해 허위로 공제받으면 추후 점검에서 세금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반복된다.

결국 연말정산에서 환급과 추가 납부를 가르는 지점은 ‘대단한 절세 전략’보다 기본 공제의 정확성에 있다. 올해 연말정산을 앞두고는 부양가족의 소득 요건과 중복 공제 여부, 기준일 요건(12월 31일)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절세 전략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