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커쇼, WBC 미국 대표로 돌아온다…드림팀 완성
WBC 우승 향한 전면전
미국이 작정했다. 에런 저지, 사이영상 투수들에 이어 은퇴한 커쇼까지 호출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정상 탈환을 노리는 미국 대표팀이 ‘전설’이라는 이름의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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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첫 국제대회, 미국 대표 유니폼을 택하다
‘은퇴’로 막을 내린 줄 알았던 클레이튼 커쇼의 마지막 무대가 성조기 아래에서 다시 열린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해 온 좌완 레전드 커쇼가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복귀한다. 미국 대표팀이 ‘드림팀’ 구성을 본격화한 가운데, 현역을 마친 선수까지 다시 호출했다는 점에서 이번 합류는 상징성이 크다.
미국 현지 언론과 MLB는 16일(한국시간) 커쇼의 WBC 미국 대표팀 참가를 공식화했다. 커쇼는 2008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한 팀에서만 18시즌을 뛰었고, 통산 455경기 2855.1이닝을 던지며 223승 96패(평균자책점 2.53), 3052탈삼진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3회, MVP 1회, 올스타 11회 등 수상 경력만으로도 ‘한 시대의 에이스’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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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커쇼에게 WBC는 유독 닿지 않았던 무대였다. 2023년 대회 출전을 희망했지만, 대표팀 참가 중 부상 위험을 둘러싼 보험 문제로 최종 합류가 무산됐다. 당시에는 부상을 전제로 한 연봉 지급 구조가 얽히며 보험사가 대표팀 참가를 사실상 막았고, ‘몸값이 황금값인 투수’라는 현실이 국제대회 출전의 벽이 됐다. 은퇴 후에는 이런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고, 그 틈을 미국 대표팀이 파고들었다.
■ “코치 제안인 줄 알았다”… 다시 공을 잡게 된 이유
커쇼의 설명도 이 지점에 맞닿아 있다. 그는 마크 데로사 미국 대표팀 감독의 전화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코치 합류 제안인 줄 알았다고 했다. 현역 선수로서 다시 공을 던질 마음이 크지 않았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하지만 최근 캐치볼을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판단이 섰고, 대표팀 합류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역할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커쇼는 자신을 대표팀 마운드의 ‘보험’에 비유하며, 팀 상황상 필요하면 던지고 그렇지 않다면 벤치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진=TEAM USA
미국 대표팀의 방향성은 더 선명해졌다.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한 전력 강화 흐름 속에서, 커쇼는 전력의 ‘두께’를 더하는 카드로 읽힌다. 미국은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주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고, 2025시즌 양 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과 폴 스킨스(피츠버그) 등 최정상급 투수진이 거론된다. 여기에 커쇼가 더해지면서, 선발·불펜을 아우르는 상징과 경험이 동시에 보강되는 모양새다.
■ 브레그먼·오타니까지…커쇼 복귀가 만든 WBC 최대 변수
타선도 마찬가지다. 내야수 알렉스 브레그먼이 WBC 출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대표팀 합류를 예고했다. 브레그먼은 통산 209홈런, 725타점의 생산력을 쌓아온 정상급 3루수로, 미국이 우승했던 2017년 WBC 결승전에도 최연소 선수로 출전한 바 있다.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야수와, 은퇴 후에도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택한 전설적 투수의 결합은 미국 대표팀의 분위기 자체를 바꿀 만한 요소다.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도 생겼다. 일본 대표팀에는 다저스의 현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가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다저스 ‘신구 에이스’의 맞대결 시나리오가 팬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커쇼는 다만 “결승에서 내가 오타니를 상대해야 한다면 뭔가 크게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로 유쾌하게 선을 그었다. 팀에는 그를 상대할 투수들이 많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