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 가격 인상
맥북·아이패드 가격 올린 이유 살펴보니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제 소비자들의 지갑까지 흔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원가 상승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온 애플이 결국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대폭 올렸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게임기 엑스박스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을 불러왔고, 그 여파가 일반 소비자용 전자제품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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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북·아이패드 줄줄이 인상…국내 가격도 최대 수십만원 올라

애플은 25일(현지시간) 맥북과 아이패드 주요 제품 가격을 모델별로 최소 100달러에서 최대 300달러까지 인상했다.

대표적으로 맥북 네오는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100달러 올랐고, 맥북 에어(512GB)는 1099달러에서 1299달러, 맥북 프로(1TB)는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각각 200달러와 300달러 인상됐다. 아이패드 에어(128GB)는 749달러, 아이패드 프로(256GB)는 1199달러로 각각 가격이 올랐다.

국내 판매 가격도 함께 조정됐다. 지난 3월 99만원에 출시돼 ‘가성비 맥북’으로 인기를 끌었던 맥북 네오는 119만원으로 20만원 인상됐다.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역시 모델에 따라 40만~70만원가량 가격이 뛰었으며, 일부 최고 사양 제품은 1600만원을 웃도는 가격까지 형성됐다.

다만 아이폰과 애플워치, 에어팟은 이번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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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도 버티지 못한 AI발 메모리 대란

애플은 이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급등을 꼽았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면서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부품 가격이 이렇게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른 사례는 처음”이라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팀 쿡 애플 CEO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폭등을 “100년에 한 번 있을 정도의 홍수”라고 표현하며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그는 “40년 넘게 업계에 있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AI 시대의 부품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은 최근 3개 분기 동안 약 4배 상승했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반 PC와 태블릿에 사용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까지 부족해진 것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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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가 전략도 한계…애플의 고민 깊어졌다

애플은 주요 PC 제조사 가운데 가장 늦게 가격 인상에 나선 기업이었다. 높은 마진 구조를 바탕으로 상반기 동안 원가 상승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가격을 유지해왔지만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공격적인 원가 절감 전략이 현재 메모리 공급 부족을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모리 업계는 과거 공급 과잉 시절 일부 대형 고객사의 지나친 가격 인하 요구로 투자 여력이 줄어들었고, 이후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 비용 상승도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뿐 아니라 주요 칩 생산 단가까지 오르면서 애플 제품 전반에 추가 가격 인상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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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도 오를까…소비자 부담 커질 가능성

이번 가격 인상은 맥북과 아이패드에 그쳤지만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비롯한 다른 애플 제품군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애플 역시 “여러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혀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애플 주가는 가격 인상 발표 직후 수요 둔화 우려가 반영되며 6%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한 메모리 공급난도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AI 기술 경쟁이 반도체 시장을 넘어 소비자 전자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새로운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는 최신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일수록 더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시대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