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바로 넣으면 과육만 푸석해지는 이유
단맛과 향 끌어올리는 후숙 황금 타이밍은 따로 있다
올바른 복숭아 보관법
하지만 이 행동이 오히려 복숭아의 단맛과 향을 봉인하는 결과를 낳는다. 복숭아의 맛을 결정하는 핵심은 ‘후숙’과 ‘온도’에 숨어있다. 무심코 행한 보관 습관이 과일의 맛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사진 : 복숭아 / Unsplash
냉장고가 단맛을 막는 이유
차가운 환경이 무조건 신선도를 지켜주는 것은 아니다. 복숭아는 수확 후에도 스스로 익어가는 ‘후숙 과일’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에틸렌이라는 식물 호르몬이 분비되며 당도와 향이 점차 올라간다.덜 익은 복숭아를 너무 빨리 냉장고에 넣으면 이 후숙 과정이 멈춰버린다. 단맛이 충분히 생기기 전에 차갑게 굳어버리는 셈이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과육이 푸석하고 향이 약한 복숭아는 대부분 이런 경우에 속한다.
냉장고는 복숭아를 익히는 공간이 아니라, 잘 익은 상태를 잠시 유지해주는 곳으로 이해해야 한다. 마트에서 사 온 복숭아가 단단하고 향이 없다면 아직 냉장고에 들어갈 때가 아니다.
사진 : 잘라놓은 복숭아 / Unsplash.com
신문지 한 장이 마법을 부린다
딱딱한 복숭아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신문지나 종이봉투로 복숭아를 하나씩 감싸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실온에 두는 것이다. 비닐봉지는 내부 습기가 차 쉽게 무를 수 있어 피해야 한다.종이는 복숭아가 내뿜는 에틸렌 가스를 적당히 머금어 숙성을 돕는다. 동시에 과일 표면의 습기를 흡수해 무르는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2~3일 정도 두면 밍밍했던 복숭아에서 놀랍도록 깊은 향과 단맛이 올라온다.
만약 후숙 속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에틸렌을 많이 내뿜는 사과나 바나나를 곁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 숙성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으니 하루에 한 번씩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가장 맛있을 때를 놓치지 않으려면
후숙이 완료된 신호는 꼭지 주변에서 나타난다. 꼭지 주변을 손끝으로 가볍게 눌렀을 때 살짝 들어가는 느낌이 들고 달콤한 향이 진하게 올라오면 가장 맛있는 상태다. 이 순간을 놓치고 계속 실온에 두면 과육이 급격히 물러진다.이때가 바로 냉장 보관으로 전환할 타이밍이다. 복숭아를 씻지 않은 상태로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감싸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 채소칸에 넣는다. 이렇게 보관하면 3~5일 정도 최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냉장 보관한 복숭아를 꺼내 바로 먹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 있다. 먹기 20~30분 전에 미리 꺼내 실온에 두면 차갑게 억눌렸던 향과 단맛이 한층 더 풍부하게 살아난다. 작은 차이가 복숭아 맛의 질을 결정한다.
올바른 복숭아 보관법, 복숭아를 씻지 않은 상태로 키친타월이나 신문지에 감싸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


